아버지는 한 번도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씀을 안하셨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셨다.
중매결혼하신 어머니께서는 우리들에게 중매결혼 절대반대라 하신다.
중매결혼하신 아버지게서는 우리들에게 아무 말씀 안하신다.
아버지께서 쓰러지셨다.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어머니께서 귀하신 눈물을 흘리셨다.
아버지께서 불쌍하시다고, 살겨운 부부간의 정 한 번 받아보시지 못했다고,
아내, 자식들 때문에 당신은 너무 궁핍하게 안스럽게 사셨다고,
그것이 후회된다고....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어머니께서 수발하신다.
어느새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깎아드리며 말끔하겠다고, 시원하겠다고 하신다.
바로 주무시는 아버지를 보고 말씀하신다. 귀엽다고, 착한 어린애 같다고...
아직 더 사셔야 한다고, 누군가 도우신 것 같다고, 교회를 더 열심히 다녀야 겠다고..
아버지는 정신이 아직 맑지 않으시다.
혼자 중얼중얼하시다가도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변본자리며, 음부를 닦아 드리면
가만히 눈을 감으신다. 그러다가 물끄러미 어머니를 보시다 헤 웃으신다.
그런 아버지, 어머니를 볼 때 나는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