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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특한 초등학생과 독특한 중학생

     날짜 : 2009년 12월 16일 (수) 0:39:09 오전     조회 : 2676      
오늘 두아이를 만나 수업을 하였습니다.
한 아이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고 또 한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입니다.
중2 아이는 좀 정신세계가 독특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데
그아이의 특징은 자신의 정체성을 게르만민족에게서 확인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특히나 세계사에서 악마적 존재나 다름없던 나치와 히틀러에 대해서 매우 호감을 가지고 있을 뿐만아니라 자신과 자기친구들은 나치의 존재가 자신들이 힘들었을 때 자기들에게 힘을 주었다고 합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치가 분명 반인륜적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데 그아이는 나치의 만행중에서 유태인학살은 2000년전 예수를 죽인 댓가를 받은 행위이고 나치와 히틀러는 그 도구이기 때문에 잘못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예수를 반역하고 로마에 은 몇푼에 팔아넘긴 가롯유다가 야훼하나님에 의해 쓰임을 받았으므로 전연 죄가 없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기독교에서 분명 600만이나 되는 대학살을 당하는 민족적 수모는 과거 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의 손길로 보는 해석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 도구인 히틀러와 유다가 잘했다고는 할수 없는 것입니다. 그 중2아이의 생각은 파시즘이나 나치즘에 대한 객관적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또한 그아이에게 꿈이 뭐냐고 했을 때 사회혁명을 이르킬만한 화가가 되고싶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이아이를 사로잡고 있는 정신세계의 뿌리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이 아이는 세상에서 게르만민족이 가장 우수하며 우리민족이 게르만민족을 배우고 따라야만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너의 정체성을 게르만민족에게서 찾지 말고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과 문화유산속에서 찾으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저의 역사적배경지식이 짧아서 그아이에게 정체성으로 삼을만한 우리민족의 우수성에 대해서 딱 집어서 설명해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왔습니다. 이아이는 정말 그 또래의 중2아이답지 않게 세계사적 지식을 많이 알고 있고 또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어휘력도 있었지만 자신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중1 수학 1학기내용에 대한 간단한 문제를 푸는데도 단한문제도 맞히지 못할 정도로 지식구조가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는 것같았습니다. 
반면 초등학교 5학년아이는 중2아이처럼 정말 많은 역사적지식이 있었고 현실감각도 뛰어났습니다. 테스트문제를 퍼펙트하게 맞추었고 틴타임즈에 나오는 독해지문의 내용도 거의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자기학년의 교과과정을 잘 따라갈 뿐만아니라 역사와 사회적배경지식과 현실감각까지 겸비한 아이는 처음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저를 가르치려는 시도까지 하였습니다. 좀 당돌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요즘 대부분 초등학생들이 그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아이의 말을 들어주었습니다. 영어와 수학의 본 주제에서 벗어나서 우리사회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국민성의 장단점, 그리고 한가지 분야에 대해 깊게 아는 것보다 여러분야에 대해서 두루알고 융합할 줄 아는 응용력에 대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습니다. 너무나 삼천포로 빠져서 제가 다시 핵심으로 돌아가자고 하면서 돌이키지 않았다면 아마도 끝이 없이 이야기는 계속되었을 것입니다. 제가 만난 이아이가 그렇다고 영재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머님께서도 이아이에게 영재성판별을 받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셨습니다. 다만 자신의 아이가 평범한 아이가 아닌 것은 사실인 것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아이가 대외적수상경력은 전혀 없고 또 영어의 감각은 있지만 수학에서 만점은 맞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아이는 정말 두뇌회전이 빠른 영특하고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책에서 얻은 역사적사실과 지식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아이를 보면서 어른인 저는 내가 과연 이아이를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겁이 났습니다.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고 올림피아드문제도 풀어내는 아이를 감당하면서 내가 그 아이의 지적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 학교시험문제에서 만점을 맞게할 수 있을까 내 주제와 실력에 맞지 않게 너무 영리한 아이를 맡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극과 극인 이 두아이를 생각하며 정말 이들을 감당하는 것이 하나의 시험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실패하더라도 한번 부딪혀보자. 
아무리 그래도 그들은 어린 학생들에 불과하니까. 다만 내가 어설픈 지식만으로 그들을 가르치는 것은 안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버쩍들었습니다. 
이전에 관념과 추상적세계에서 벗어나 눈을 감고 현실의 세계에 귀를 기울이려는 저의 생각을 조금 수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 눈을 똑빠로 뜨고 또 벗고자한 안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의 나의 일기에서 기록한 것이 얼마나 한쪽으로 편향되고 감상적인 것인지 오늘 조금 느꼈습니다. 
분명 책과 현실사이에는 간격이 존재하지만 책의 가치와 위력을 어찌 부인할 수 있겠는가? 
어찌 책을 멀리하고 현실만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책을 덮고자 했던 것은 중2아이의 경우와 같이 관념적세계속에 같히고 싶지 않은 이유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초등학생정도도 정신적으로 완전히 압도하지 못하는 그런 얕은 지식으로는 이 직업을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그리고 제가 잠시 이렇게 공개일기에다 기록하고 있는 저의 생각의 단편들도 너무나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자제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저의 공개일기는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에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행동인 것같습니다. 
이제는 공개일기가 아닌 정말 비밀일기를 쓰려고합니다. 
죄송해요.        
    

정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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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대단한 용기이십니다.
저는 아직은 비밀일기를 쓸 용기가 없습니다 사실.
그러나 나의 생각을 표출하지 않는다면, 다른사람의 시선을 알수가 없는것이 사실이지요.

중2학생이 게르만의 민족의 우수성과 존경심을 말하지 않았다면 님은 그와 생각이 다름을 전혀 알수가 없었을테죠.
초등학생과 대화 하지 않았다면 그의 지적 호기심을 알수가 없었을테죠.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해야합니다. 소통해야합니다. 그리고 또한 그것은 나의 주장일 뿐입니다.

초등학생의 지적호기심을 과연 님이 채워줄수 있을까 고민하시는것이 맞으신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느끼고 자그만한 반론을 필까합니다. 노여워하지 마시길.

저는 선생님이란 존재를 권위로만 보는 관점을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그 지적권위는 사실 어떻게 보면 지적 자존심. 너는 내보다 아래라는 경쟁심리에서 작용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스승은 자신의 지식을 제자에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제자의 지적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호기심을 충족시킬수 있도록 같이 공부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청출어람. 제자가 나보다 앞서갈때 비로서 만족을 느낄수 있는 스승이 바른 스승이라고 봅니다.
그것이 나이와 출신성분이 아닌 순순한 지적요소로 보고 말이죠.

번데기 앞에 주름잡는 이야기를 한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내 생각입니다.

끝으로 같이 소통할수 있는 소울메이트를 잃는것같아 아쉽군요.
늘 갈렙정님을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12.16

음, 굿 윌 헌팅?! 그 영화가 떠올라요~
수학공부도 신경을 쓸 수 있게 해준다거나,
공부한 것에 대해 함께 토론을 해준다거나, 뭐 그런
단순히 지식을 알려주는 것 외에도 해 줄 분명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해요


12.16
제가 공개일기를 통해서 얻고자 했던 것은 분명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함면서
제 생각의 객관성 아니 다소 주관적이더라도 어느정도의 공감을 얻고자 함이었습니다.
어떤 책이나 영화나 이론도 반론의 여지가 있고 또 그래야 진정한 의미에서 그것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잠시 공개일기에서 밝혔던 저의 주관이나 판단이 인터넷공간상에서 타의에 의해 평가받는 것은 흥미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의 주체성이 아직은 좀 무르익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님 그리고   님 다소 경솔함으로 기록한 저의 글에 대해 진심어린 질타와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이쯤해서 공개일기를 멈추려고 하는 이유는 무언가 조금 깨닫고 안 것을 내보이고 싶어하는 저의 허영심에 제동을 걸고 싶은 것입니다. 
글은 그 사람의 마음의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쓴 글을 곰곰해 다시 읽어보니 자꾸만 다른이들과 소통하고 나누려는 생각보다는 자기를 표현하고자하는데 더 관심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좀더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이 생길때 그 때 가끔씩 공개일기를 통해서 나눔의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이 문학과사람들 공간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즐겨찾는 사랑방같은 공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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