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입니다.
처음만났던 때가 생각 나네요.
비오던 날, 젖은 우산을 접으며 들어오던 모습
영화를 좋아하고 서예를 하고 한문 외우는 걸 즐긴다는 말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모습이 왜 좋았을까 싶지만
그때는 어울리지 않게 정말 진지한 모습이 좋았었어요.
우리 함께 했던 시간은 참 짧았어요.
그 시간동안,
나도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나 때문에 웃고
나 때문에 울고
나 때문에 힘내주고
변덕스런 나를 위해서 기다려주고...
덕분에 난
함께 거리를 걸을때도
밥을 먹을때도
차를 마실때도
우리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었어요.
떨어져있는동안,
조금만 더 참으면 다시 만날 수 있는데
난 참지못하고 전화를 했었죠.
자다 일어난 목소리,
헤어지자- 내 말에 아무말도 없어서 그냥 전화를 끊었죠
그때는 몰랐어요
다른 환경에 무작정 힘들었던 난 그게 끝인줄 알았어요
헤어지잔 말 후에 혼자 남겨질 그 마음 생각 못했어요
공황이라고 했었죠?
한달전에 만났었을때,
도대체 왜 그랬냐고 물으며 그 말을 들은 후 공황상태였다고-
전화해서는 웃었던거 기억하냐고
이제 내가 웃으면 무서워 진다고 했던 말.
나 정말 몰랐어요
내가 그렇게 잔인했었는지-
얼마나 큰 상처 줬었는지-
그거 기억해요?
내 생일날 선물로 줬던 큰 하트쿠션,
떨어져있을때 그 하트쿠션을 늘 안고 잠이 들었었는데
한국에 올때
큰 여행가방을 양손에 끌고도 그 하트쿠션은 품에 꼭 안고 가져왔어요
아마도 그때 마음을 지금도 가지고 있나봐요
나한테 그랬죠?
난 추억에 선하지 않는다고-
나 한참동안 후회도 하고 붙잡아주지 않은 마음에 원망도 하고
보고싶었고 그리워했었어요
아무렇지 않은거 아니였다구요.
불과 몇일전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 나한테 연락을 하면
만나자고 말하려했어요.
내가 헤어지자고 하고
이러는거 참 우스울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다 그만하려해요
이게 마지막이예요
나 예전만큼 많이 힘들지 않아요
시간에 많이 무덤덤해졌어요
지금 내가 그리워하는건
그대가 아니고
우리 함께 생각했던 그때의 우리인가봐요
먼저 연락하고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는 거
이제 다 그만할래요.
잠시동안이지만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게 해준 시간,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