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좋아한지 2년째가 되는군요.
혼자서 그냥 바라만 보고 그 주위만 맴돌고만 있어요.
남자답게 용기내서 한번쯤 말해봐도 되는데 차마 그사람 앞에 서면 입이 안떨어 지더라구요... 이런게 사랑인가 아니면 혼자 괴로워하는 청소년기의 고민일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2년동안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8년 동안이죠. 초등학교는 같은 학교를 졸업했지만 그때는 그 사람의 존재감도 모르고 지냈었었죠. 4학년 때는 같은 반이었는데 여자애가 남자같아서 같이 잘 놀았죠(솔직히 초등학교 남자 여자 가립니까?? ㅡㅡ;;) 꽤 친하게 지냈던거 같애요. 초등학교 졸업후 중학교는 다른곳으로 갔어요. 그러던 어느날 대구시 과학 경시대회에서 한번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때 느낌이 왔죠. '많이 변했구나. 좀더 여자다워 졌구나.' 라는 생각이요. 그런데 그때 까지만 해도 그렇게 그애가 좋아질줄은 상상도 못했죠.
어떻게 되어 중학교 졸업이 후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었는데 그애도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죠. 반은 달랐어요. 그애는 1반 나는 5반. 1반은 여자만 모인 반이었고 5반은 남자만 모인 반이죠. ㅡㅡ;; 어느 날 학교에서 저녁에 특별수업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수업을 듣게 되었죠. 근데 거기에 그사람도 오게 되었어요. 영어 수업이었는데 같이 수업을 듣게 된 것이죠. 영어 수업은 매 시간마다 단어 시헙이 있었어요. 방법은 선생님이 약 150개 단어 중에서 하나를 물어보면 대답하는 방식이죠. 대답을 하지 못하면 5대를 맞는것이고. 어느 날 단어 시험을 치는데 그 애 차례가 왔어요. 선생님이 elect라는 단어를 물어 봤죠. 그 애는 기억이 안나는지 우물쭈물 하고 있을때 내가 옆에서 '선출하다'라고 조용히 말해줬죠. 그래서 그애는 시험에 통과 했죠. 답을 말한후 나를 보며 웃으며 땡큐~ 라고 하더군요. 그때 순간 뭔가가 찌릿 했죠. 나도 잘 모를 이상한 느낌. 그때의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거 같아요. 아마 그때 부터 그애가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그후 몇일후 영어 선생님께서 향학반이라고 저능아반을 모집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게 왠일 그애의 이름이 명단에 있는거 아닙니까. 학교 입학할때 성적이 전교생 240명 중에 14등이었던 그애의 성적으로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었지만 있어서 놀랐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보니 아무나 신청하면 할 수 있다는 말에 나도 그냥 거기 들어 갔죠. (저는 17등....;;) 오로지 그애를 볼수 있다는 생각에...(한학교에 있어도 반이 틀리고 또 여자반이다 보니 남자가 함부로 들어 갈 수 없었어요.) 이 수업을 들으면서 그애와 좀 친해 지는듯 했죠. 그냥 내 마음으로만 그애를 좋아 했어요. 말은 하지 못하고.........
여름방학이 지난후 학교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죠. 저는 밴드부 기타 였어요. 공연 준비하느라 지나가는 걸로도 그애 얼굴을 보기 힘들 정도 였어요. 그나마 저녁 특별수업에서 볼 수 있는걸로 기뻣죠. 그런데 한가지 오기가 발동한게 있어요. 이번 공연 멋지게 해서 그애 한테 한번 잘 보여 볼까 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마침내 학교 축제날. 축제는 2일동안 하는데 첫날은 학교학생들앞에서 공연을 했어요. 물론 그애도 있었죠. 공연 잘 하고 있는 도중 선배가 갑자기 머리를 흔들라는(헤드 뱅) 신호를 주더군요. 순간 나도 모르게 머리를 흔들고 말았죠.....ㅡㅡ;; 물론 아주 어설프게 말이죠. 그애가 보고 있는 앞에서 그런 짓을 하고 나니깐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 오르는게 쪽팔렸어요. 그래도 내일이 있다. 내일 공연에서는 제대로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마음을 가지고 그날 저녁 거의 밤을 새다 싶이 하며 연습을 했어요. 다음날 공연 하는데 그애가 보이지 않더군요. 갑자기 밀려오는 허탈감도 있고 해서 실수도 많이 했어요. 어쩔 수 없이 그 애를 좋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겨울 방학이 지나고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이 되는날 같은반이 되길 빌었어요. 그런데 절대 같은 반이 될 수 없었어요. 저는 자연계열 이였고 그애는 인문계열 이었으니까요. 아쉬움이 있었지만 1학년때도 다른반이었기 때문인지 그렇게 많이 어색한 것은 없었어요. 어쨌든 다른 학교로 전학가지도 않고 같은 학교에 있다는 것 만으로 기뻤죠. 2학년이 된 후 그 애에게 고백할 한번 좋은 기회가 왔었죠. 그 애 생일날 그 사람을 향한 내 마음이 담겨있는 시집과 정성들여 쓴 편지와 함께 보냈어요.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편지에는 좋아한다는 말 어떤 한 마디도 적지 못했어요. 역시 거기에도 쓸 용기가 나지 않더라구요. 남자 자식이 왜이리 소심한지...... 그냥 내 선물 받고 기뻐하는 그애 모습에 나 자신도 기뻐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내 선물을 받아 준것만 해도 얼마에요.
2학년이 들어오면서 한가지 버릇이 생겼어요. 잠자기전 한번씩 그애가 정말 보고 싶을때 나만의 비밀노트에 그애를 향한 나의 마음을 담은 시를 짓기 시작했죠. 그렇게 하나 하나 적어 오던 것이 지금은 약 40개가 넘어 가고 있어요. 언젠가는 그애에게 다 보여 줄거에요. 한날은 그애를 생각하면서 노래도 하나 작곡 했어요. 아직 불러 주지는 못했지만 꼭 불러 주고 싶어요.
그애는 판타지 소설과 만화책을 정말 좋아해요. 그 반면에 저는 기타를 치거나 시집을 읽는 것을 좋아했죠. 그래서 그런지 한번씩 이야기 할 찬스가 와도 이야기 상대가 되어 주지 못했어요.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책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전혀 아는게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저는 그애가 좋았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러던 어느날 내 생일일 되었죠. 내 생일은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보니 친구들은 거의 내생일을 챙겨주는 적이 없었죠. 아니 아예 챙겨주는 때는 없었어요. 그런데 그애가 갑자기 저에게 포장된 물건 하나를 저에게 주는거 아니에요. 얼마나 기뻣던지. 생일날 친구에게 받아본 선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애가 선물을 주니 더욱 감동이었죠. 또 이날 교내 백일장을 했는데 운문부에서 장원을 했어요. 그애를 생각하면 시를 짓다보니 어느새 실력도 늘었나 봐요. 왠지 그애가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그럭저럭 지내다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그애는 친한 애들과 어울려 다녀서 괜히 한마디 말꺼내기도 힘들더군요. 이때 좀 파렴치한 짓을 했어요. 준비한 사진기를 가지고 몰래 그애를 찍었죠. 친구들이 뭘 찍냐며 머라고 해도 그냥 조준만 해 본거라며 얼버무리며 넘어갔죠.(제 카메라가 수동카메라 여서 찍을 때 소리가 아주 작답니다) 그렇게 수학여행이 끝나갈때쯤. 그애가 갑자기 나에게 왔어요. 같이 사진찍자고. 둘이서. 저는 물론 OK했죠.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찍어 달라고 했어요. 수학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 사진을 현상했죠. 근데 내가 몰래 찍었던 사진은 거의 죽어버렸어요. 그런데 다행이도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은 살아 있었죠. 얼마나 기뻤던지.....그렇게 되서 내방액자에는 그애 사진이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혹시 그애도 날 좋아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수학여행 다녀온 뒤 어느날 저녁 수업을 마친후 그애가 태워다달라고 하더군요(제가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거든요.) 누가 하는 부탁인데 거절하겠습니까. 근처 만화방까지 태워자 줬어요. 나를 보며 웃으며 고맙다고 하더군요. 이때 처음 느꼈던 그 느낌이 또 들었어요. 아직 여전히 이애를 좋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요즘은 날 봐도 본척 만척... 채팅하다 만나도 말하는 둥 마는 둥 해요. 혹시나 내가 잘못한게 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대충 이렇게 고등학교 2년 생활이 흘러가고 있어요. 여전히 그애를 향한 내 마음은 변함이 없고 이제는 말하고 싶어요. 그애를 좋아한다고. 근데 아직 용기가 없어요. 편지로도 말하지 못하겠고 채팅하면서 말하지도 못하겠어요. 그렇게 말하지 못했던거 여기서라도 말하고 싶어요.
현풍고 2학년1반 PMJ~! 나 너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