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기러기 우내
나를 두고 떠나갔다네
다시
갈매기되어 돌아왔다네
여기 창공을 가르내
숲의 노래는
숲에서 듣고
바다의 노래는
섬에서 들어야 한다
소리없이 나직나직 비가 온다
소리없이 나풀나풀 뭉개구름 배회한다
소리없이 외로움을 몰고
비구름이 풍성하다
내 그대를 빗방울에 비하여
문을 닫았소
내 그대를 나그네로 비하여
지나치는 옷깃에 스쳐 가는
바람이라 일컫겠소
커튼이 드리워진 나의 창에
먹칠 할 그 비가 내리면
수북히 쌓인 먼지를 씻겨가듯
내 마음은 창공을 배회하는 갈매기
같겠네
그렇게 맑아지겠네
그렇게 높아지겠네
다시, 하늘을 바라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