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찌른
물 위에선 메아리여
공허한 山자락에
손톱으로 실선을 긋는 듯할
백두산 천지여
뿌리 뿌리마다 심겨놓은
지난 시간을 타고
하늘로 하늘로 뻗으리라
시간을 거슬려
세월을 거슬려
이山 저곳 저곳에
행복을 전하리라
마치
사냥꾼이 토끼를 찾아
나무 나무를 옮겨다니듯,
천지를 타고 흐르는
빗물은 알리라
어릴적 많이 아파했던
어릴적 많은 상처를 받았던
유년의 나무들이
이젠 山의 커다란
봉우리 되어
높은 기상을 넓히는 구나
슬픔도 그만
아픔도 그만
눈물도 그만
반의 경치를 보며
반의 슬픔을 보며
통곡의 눈물도
이제 그만
그저 꽃이 만발하기를
그저 많은 동물이 우거하기를
그저 아름답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