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 하나 들고서
귀에 이어폰을 끼고서
동아리 사람들과
밥이나 대충먹고
노래방이나 좀 다녀 온 다음에
'안녕'하고서 헤어진 다음에
난 조금 식은 미지근한 세상을 떠다닌다.
라일락 냄새가 스쳤다.
그런 날은 한번 나 혼자 컨셉도 잡아보는거다.
이어폰에는 오노리사나 노라존스같은
뭐 그렇고 그런 노래를 들으며
햇살에 눈이 부신 듯이
아니, 눈이 시려운 듯이
오후의 오렌지 색 햇살을 받으면서
간만에 생각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며 걷다가
집에 어느덧 이르는 것.
별로 로맨틱한 것같지는 않다만
그냥 아주 더워서 사람을 한대 때려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날씨가 오기전에는
한번은 해보아야 할 봄날의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