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이렇게 차갑고 눈이 많으면 시골에서는 고드름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거꾸로 매달려 있어 수수께끼에 이용되는 인기가 있지만 더욱 인기있는 중요한 이유는 투명하게 반짝이면서 아름다운 상상력을 준다는 데 있다.
어린아이들이 고드름으로 칼 싸움을 하면 앙큼한 승패가 아닌 크리스탈 같이 아름다운 우정이 투명하게 반짝인다는 데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
그대의 가슴에 들이댄 비수마냥 날카롭게 반짝이다가 뜨거운 눈물처럼 한 방울 두 방울 맑은 울음 끝에 '탁' 마지막 절규가 이어지는 슬픈 고드름의 이미지가 나의 겨울을 우울하게 만든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어느 산 중턱 작은 폭포에 신비한 예술작품으로 우뚝 선 고드름 기둥을 보았다.
어느 조각가의 절절한 고뇌가 그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순전히 신의 영역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할 아름다움을 고드름은 간직하고 있었다. 햇볕의 노래는 슬픈 것이 되고 마는 고드름의 짧은 아름다움은 온 겨울 내내 환상의 추억으로 빛난다.
일생동안 우린 무엇으로 그토록 아름다운 '나'를 기억하게 할 수 있을런지 고드름의 생애를 빗대어 반성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