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에 유자차라도 마시면서 무어라도 생각할라치면 생각나는건 고향뿐이다.
눈오는 겨울날에는 음달쪽 산마루에서 수북히 쌓인 눈위로 푸대자루 올라타고 미끄러지던 날도있었고 그 보다 어린날에는 칼싸움한다고 대나무가지를 치다가 낫으로 내 손등을 치고는 옆에 위로해줄 사람이 없어서 더 서럽게 울던 날도 있었다.
몇 살이던가?
새야가 여물 베러 경운기타고 동네 어귀를 돌아나갈때 손잡이로된 모터에 시동을거는데 그게 어찌그리 신기하던지... 며칠뒤에 뒷집살던 동생놈을 데리고 경운기 태워준다며 모터를 신나게 돌리다가 그 애가 갑자기 지르는 비명에 놀라 돌아보니 흐르는 피!
아무 마음도 가지지 못하고 그 길로 화장실로 뛰어가 밤이 지나도록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그 무서운 시간에도 푸세식 화장실은 어떻게나 냄새가 심한지!
내게 이런 추억들이 머리가 아닌 가슴속을 쓸고 가는 시간은 마치 내게 주어진 삶이 속박에서 뛰쳐나가지 못하고 마음만 후려치듯이 아프게하고 사라지는 시간 만큼이나 보잘것없고 초라해 마지않는다.
그리고 이런 생각뒤엔 언제나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는 나와 이름조차 알지못하는 당신이 현실에 부대끼며 있지나 않은지''''''.!
오늘도 나는 주제넘은 걱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