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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쯤 퇴고하는 습관도, 마침표를 찍는다고 창작이 "완성" 되진 않죠 ?
물길

     날짜 : 2026년 01월 27일 (화) 8:18:19 오전     조회 : 27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시입니다.








   언니. 나랑 맨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누볐던 언니. 언니 이름이 뭐야? 기억이 안 나.


   아, 해강이 언니.


   언니와 있으면 항상 용기가 났는데.


   자전거를 함께 타면 못 갈 곳이 없었는데.


   한번 가보지 뭐.


   그렇게 끝없이 우울했던 어린 날을 누볐는데.

 

. . .


   만약 너를 심하게 괴롭혀서 정말 잊고 싶은 기억이 있다면,


   그런데 그 기억이, 세월이 몇 년이 흘러도 잊히지 않을 것 같다면.


   그 기억을 붙잡고, 더 자세히 되짚어, 더 상처 받으며 살아라.


   그럼 비로소 그 기억을 지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대신, 무언가는 반드시 망가진다.


. . .


   언젠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도려내졌다.


   문득 나는 두려워졌다.


   찰나, 저 밤하늘의 별보다 많을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 중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달의 뒷면으로 순식간에 파고든다.


   망각은 망각한 것조차 망각하게 만든다.


   나는 망각에게 잃어버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다시 건져낼 수 있던 것은 그저 손가락에 걸린 줄기 몇 가닥이었다.


. . .


   돌아가신 할머니.


   언제 뵈었었죠?


   할머니 장례식장에 앉아있으려니 눈물은 흐르는데


   할머니, 나 아껴주셨던 할머니…


   할머니 성함이 뭐였더라.


   아, 내가 아는 사람인가.


. . .


   내가 맞던 날에, 내가 흐느끼던 날에


   내가 어떻게 맞았었나, 하다가


   내가 맞긴 했던가, 하다가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 없던 일일지도, 하고


   망가진 내 가슴 들여다보지 않고


   망각은 나를 뒤돌게 한다.


   망각은 그 기억을 농담거리 정도로 만든다.


   추억거리로 만든다.


   그저 웃어넘기도록…


   사실 잊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


   내가 상처 받았던 기억도 중요했는데.


   내가 상처 준 기억도 잊고 싶지 않았는데.


   네 이름이 뭐였더라.


   나에게 상처 준 이들아.


   나에게 상처 받아 다시 그 상처를 되돌려주었던 친구야.


. . .


   과거로 돌아가, 그 흑백 기억 속에서


   나는 그때 못했던 욕을 하고


   그때의 미숙함을 인정하고


   부끄럽지 않도록 후회 않도록 사과를 하고


   그리고 나중에 느지막이 생각하기를


   아, 그때 좀 더 웃을걸.


   아, 그때 그냥 기대어 울 것을.


   작은 어깨에 무슨 짐을 지겠다고 그리 참아댔는가.


   나도 결국 어린아이였는데.


   나 또한 다른 아이들처럼 똑같이 어렸는데.


   그래도,


   적어도 지금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는 살아있으니까.


   버텨냈으니까, 이젠 더이상 죽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아, 나 이겨냈구나.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던 내가 이미 언젠가 시련을 극복했구나.


   굳은살이 배겼고 흉터가 생겼지만 그때보다 단단해졌구나.


   살아있으니 살아야겠다.


   죽어야할 수많은 이유보다 그저 살아있는 이 현실이 더 크기에.


   난 그저 흐르는대로 쏟아지는 망각을 맞으며 살아간다.


   괜찮아.


   살아있잖아.


   살아갈 거야.


   더 단단해지며.


   조금씩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시나브로 깎여나가고 깎여나가서


   이제 물살에 더 깎일 것도 없이 그저 둥그래질 때까지.


   물살은 여전히 차갑고, 빠르고,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지만,


   나는 그저 흘러가기로 했다.


   물길은 자연스레 흐르는 법이니까.


   발 닿는대로 살 거야.


   내 인생이잖아.


   이왕이면 멋있으면 좋겠지만 아니라도 괜찮아.


   내가 만족한 걸로 그냥 괜찮아.


   내가 충분히 버틸만큼 단단한 거거든.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도 이제 물길에 몸을 맡길 준비가 됐거든.


   처음으로 몸을 싣는 것은 두렵다.


   처음이라 그렇다.


   누구나 처음이다.


   그렇지만 괜찮아.


   급류에 부딪혀 깨져도


   다시 깎이고 깎여 둥그래지겠지.


   그리고 다시 흘러가겠지.


   모래알이 될 때까지 말이다.


   그 즈음엔 부모님 기다리고 계신 곳에 도착할 수 있을까.


   먼저 흘러간 이들의 곁으로.


   모르지.


   난 이제 막 몸을 실으려하니 말이다.


   한번 가보지 뭐.


   물길은 결국 한 곳으로 흐르니까.


   나는 바다를 건너러 가겠다.


   이 여정의 끝에도 너와 있을까?


   글쎄.


   한번 가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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