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담배>-눈물보석
당신을 사랑해서
결혼하자한건 나지만
난 더이상
그때의 당신의 남자가 아니오
일하기 싫어도 일해야하는
쉬고 싶어도 쉬어선 안되는
약하게 태어났어도 강해져야만 하는
난 아이들의 아빠요, 아빠
결혼은
당신의 남자로서 살겠다는
사랑의 약속이 아니라
내가 아닌 삶을 살겠다는
바보같던 약속이었는지
이젠 도통 모르겠소
내가 당신을 진정
사랑하기는 했는지조차
일을 하는데도
부족하기만 한 종이 쪼가리에 지친 맘을
하얀 종이 막대에 맡기는 지금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내 해진 얇은 가죽 지갑만이
내 곁을 지키는구려
이런, 벌써 돗대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