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되어 - 스나유 (故이정하 님의 '낮은 곳으로'를 읽고. 하늘에 올리는 답시.)
바다가 되어 너를 흐르겠다
나에게 흘려다오
너의 모든 것
기쁨에 겨운 눈물이든 슬픔에 젖은 이슬이든
힘에 겨워 흘러내리는 진득한 너의 타액이든
가뭄이 일어 억지로 짜낸 한 모금 네 침이든
찌푸리는 세상에 겁을 먹어 지려 버린 오줌일지라도
다 괜찮다
사랑을 담아 나에게 주오
나는 너를 위해
또 네 사랑을 받으려
저 깊은 땅 속 끝까지 흐르겠다
너는 내게 사랑을 주오
바다가 되어 어지러운 너에게
생명의 소금물이 되고
고인 물이 되어 중력에 기대
너를 감싸 안겠다
둥둥 띄우듯이
그러니 너는 내게 사랑을 주오
너를 위해 흐르는 내 몸을 내 온도를
너는 가져 주어라
가지고 생각하여 다시 나에게
가져다 주어라
사랑으로서 보답받으리
배려로서 너를 예찬하리
사랑하는 임이여
나는 바다가 되어 너를 받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