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우어!
샤우어! 미쳐가듯 빽빽한 물줄기의 분출을 본다. 별빛에 알몸을 내맡겨도 늦은 몸부림일까? 돌아버리겠다는 말을 되뇌인다. 저 놈의 구름은 왜이리도 내가 오랜간만에 참회를 할라치면 훼방을 놓는걸까? 차라리 커텐을 쳐버려야지. 아니 손바닥을 뒤집어 나의 승리를 확인해야지.
온통 상투적인 어투로 말을 해나가는 내 무덤이 아가리를 벌리는 시간이다. 그 어떤 타인도 내 껍질밖에는 보지 못할 것은 자명할 사실이지. 나의 승리에 쓴 웃음을 지어보는 것도 괜찮지. 차라리 무덤의 껍질을 딛고 장송곡이나 불러볼까? 흥겹게 흐느껴볼까?
답답하다는 말을 하기에도 너무 짧은 시간이군. 온 방안을 휘돌며 정신을 앗아가는 파리 한 마리가 승부를 걸어오는 군. 너의 승리엔 나랑 평생같이 살 수 있는 특권을 주지. 방 내부에도 적이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파리채를 사올까 아님 방문을 열어 넓은 공간으로 내보내는 것이 옳을까?
더러워진다는 것과 더럽다는 것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같은 말이었나. 먹물이 가득찬 투명한 컵이 생각나는군. 컵에 손을 닿지 않고 어떻게 물을 깨끗하게 할 수 있을까?
나의 심장을 꺼내 샤우어를 하자. 아니 항상 심장을 비가 잘맞는 머리위에 두자. 아참 내 무덤을 햇볕이 잘드는 옥상에 만들어야겠군. 그래야겠군. 이왕이면 다른 옥상보다는 조금 낮은 곳을 선택해야 겠군. 그래야 나의 아가리를 훔쳐보기에 충분할테니.
오늘 밤에는 별빛으로 샤우어를 하자. 누구도 보지않는 컴컴한 어둠을 틈타 남들이 울다지쳐 잠든 시간에 샤우어를 하자. 내가 혼자인 것이 정말 다행이다. 덕지덕지 때가 낀 알몸을 내맡겨도 나의 까만 피부가 어둠을 틈타 나를 지켜줄 테니.
내가 죽으면 내 무덤위에 잔디도 심지말고 울음도 울지마라.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나의 무덤에 침을 뱉어라. 내일이면 비가 올테고 다음날이면 햇빛도 적당히 비쳐줄 테니……
밖을 쳐다보니 까만 먹구름이 저기 산등성이를 지나가는 군. 아참 생가해보니 저놈이 있어야 소나기가 오지. 아니 그럼 햇볕이 나의 창을 훔쳐보지 못하는 걸.
오늘도 쓸데없는 생각에 아가리를 벌려본다. 노곤하군. 이럴 땐 잠이 최고지.
어느 나른한 8월 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