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를 들으며 슬픈 노래를 들어보았습니다.
어김없이 다가오는 그대와의 추억...
참고 참아 잔뜩 부풀어오른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견디다 못해 그대에게 문자를 보내보았습니다.
밥 먹었니? 비가 오네. 나 지금 좀 우울하다.
어김없이 나 혼자 오지도 않을 그대의 문자를 기다렸고
혹시나 하던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실망으로 변해 내방 가득한 잿빛의 우울함을 더욱 짙게... 새까만 눈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무심한 그대이지만 알면서도 상처를 받는 건 아직 여전합니다.
그대의 친구는 내가 이렇게 아직 그대를 그리고 있는 사실을 모르나 봅니다.
겉보기엔 편한 친구 사이로 비춰져서 그런걸까요?
그래요. 사귀자고 하더군요.
그때 그대의 생각을 했습니다.
이 말을 그대에게서 다시 들을 수 있다면...
그런 날이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대의 마음 속에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이처럼 조그만 세포 하나까지 그대를 향해 있는 지금의 내게
그대를 잊는 일은 너무도 힘들기만 합니다.
그대를 단지 그리기만 하겠노라 항상 다짐하면서도
한쪽에선 슬그머니 그대를 향한 소유욕이 고개를 드는 건 나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다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이 독한 그리움을 치유할 그대의 사진이라는 약을 눈물과 함께 처방할 뿐입니다.
그대여... 보고 싶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내 기분을 풀어주려 할,
내 눈물을 닦아줄 그대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토록 간절히 필요로 하는데... 아무래도 난 아닌가요?
오늘은 비 때문인지 추억들이 자꾸만 눈앞을 맴돌고 있습니다.
커다란 우산을 함께 쓰고 밤길을 걸으며 우리 둘다 좋아하는 네스카페를 마시던 그날의 기억...
유난히 밤에만 만나던 우리이기에...
주말 저녁에 함께 봤던 영화도, 함께 먹은 아이스크림도, 조심스레 내밀던 작은 선인장 화분도,
심지어 어느 밤에... 우리 이별을 말하던 그밤, 함께 탔던 그네까지
어느 하나 기억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이렇게 그대를 향한 마음 하나 전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도 밉습니다.
지금 당장 그대의 집앞으로 달려가 우산을 씌워달라고 조르고 싶습니다.
그대로 삶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오늘 밤엔 자긴 다 틀린 것 같습니다.
비는 조금 잦아들었군요.
이 밤은 추억을 내내 헤매다 그대 이름을 불러보겠습니다.
그대여, 사랑하는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