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시원-하다.
비가 정말 신.나.게 내리더만.
덕분에 시원하게 시간을 보냈다.~어제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뒹굴 했더니.
오늘은 밖으로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바지를 살까 원피스를 살까하는 소소한 고민이
1년만에 하는 쇼핑이자, 올 여름의 처음이자 마지막 구매일거라는 생각때문에
일주일째 해결 못 할 중대사가 되어버렸다.
오늘은 그 문제를 단판짓기위해 길을 나서 볼 참이다.
다음주가 되면 반바지든 원피스든 나는 무언가를 입고 있겠지.
입고 어디에 있는가 하면, 하...그래 사실 그게 더 문제다.
요즘 내 인생에 별다른 태클은 없지만 그렇다고 뭐 뜻대로 되는것도 없다.
뭐, 그런게 인생이라던가?
이번학기는 그러니까.. 다리공사를 하면서 한강을 건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여름방학에는 꼭 미리 다리공사를 먼저하고 2학기를 건너볼 참이었다.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 자꾸 내 뒤통수를 때린다.
그때는 그것이 제일 나아 보였지,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
그러나 그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더 조심스러워 졌다.
나는 예측불가능한 변수를 예측해보려고 애를 쓰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말 자체도 모순이고, 가능한 일도 아니다.
조심스러움의 실체는 사실 피곤해 지기 싫고 억울해지기 싫어서 그냥 꼼짝않겠다는 어리석은 작전쯤이다.
어쩌면 내가 고민하는 일들은 고심끝에 살 물건을 결정하는 일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100%만족이라는 것은 없으니 약간의 미련이 따라올테고 절대로 후회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 후회가 집안을 말아먹을만큼 대수로운 것도 아니다. 가끔 들었다가 곧 사라질 것이겠지
또 이번에 못산 것은 조금 기다렸다가 다음에 사면 된다. 뭐,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그런걸 가지고 나는 너무 조심스럽다.
멈춰 고민하기 보다는 입어보고 당장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고르면 된다.
한 달 후에 살이쪄서 옷이 작아진 들.
그것은 지금 하는 선택의 '탓'은 아닌 것이다.
머리가 마취된 것 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다음주부터는 몸과 머리를 굴려가며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참 경험주의적인 인간이다. 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