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는 금,토요일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사람이 늙으면 꼭 '병들어'가 따라 붙는다.
늙고 병들어 살아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면
이제는 넘치도록 차오른 그분들의 여유에 어떤 때는 웃음이나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해 온다.
늙어가면서 어떤 마음이 되어가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결혼 생활이 행복했고 살아온 인생에 만족했다는 어르신은
몇주전 만나 뵌 목사님 부부 뿐이었다.
다들 속썩인 할아버지 이야기, 무서운 것 투성이인 처녀적 이야기에
젊어 고생한 이야기, 늙어 서러운 이야기까지 인생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하시다.
그러면서도 깔깔깔, 그래도 어쩌겠어,하신다.
나는 그 웃음을 볼때마다 정말 가슴이 찡하다.
8-9천원식 주고 영화를 왜 보나 싶게 만든다.
인생의 드라마는 해피앤딩이나 새드앤딩이 없다.
늘 그 다음 장면을 향해 흘러갈 뿐이다.
화면이 멈추는 순간까지 그저 계속 그럴 뿐이다.
내 보기엔 쉽없이 고된 드라마가 그렇게나 야속한데
어르신들은 이제 얼마 후면 정지한다는 것이 못내 더 야속한 것 같다.
젊었을 때, 아주 젊었을때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지.
지금? 구지 목숨 안끊어도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목숨인데
뭐하러 끊어, 사는데 까지 사는 거지.
그 말을 들으며 몸과 맘이 쪼들려 콱 죽어버리고 싶었던 내 마음도
언젠가는 저렇게, 저들을 닮아갈 것이라는 부푼 희망도 가져본다.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노인의 꿈.
목표? 잠자다가 편하게 저세상에 가고 싶지 뭐.
아, 돈을 바라는 것도 명예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만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그 목표가
세상에서 제일 커 보인다.
나는 노인이 된 나를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외로운 노인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참 부지런히 닦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