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취미가 전쟁역사, 밀리터리에 관한 것이었고, 이전에는 전문적으로 이를 배워본 적도 있기 때문에 군대에 간 친구녀석들이 종종 내게 지금의 정세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오곤 한다.
그러면 우선 나는 현 정부의 상황과 사회적 갈등의 기본 원인부터 말하기를,
지금의 정부라는 정부는 과거 군사독재시절과 비슷한 패러다임을 가진 채로 정치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의 경제적 상황, 사회 문화적인 상황은 그 시절과 비교해 너무나도 크게 달라져버렸다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현 정부는 그 시절의 지도자들이 가졌던 그나마 알량한 리더십조차 없다는 것이다.
일제시대의 친일파들을 시작으로 이 시대까지 (남한에서) 이어져내려오고 있는 "보수집단" 의 아성이, 그 동안의 DJ, 노통의 이른바 "좌빨" 정권에서 (거의 생채기도 내지 못하였으나) 깎여져내렸던 것에 대하여, 현 정권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국민들의 의식이 너무 늦게나마 어느정도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재임 시절 그토록 욕을 했던 DJ나 노통이, 이제보니 그나마 가장 나았더라는 걸.
그 다음에 군사적인 현 상황을 말하면
지금 북한은 내부적으로 민중들의 불만이 (특히 경제적인) 위험 수위까지 올라있다는 것, 그리하여 북한정권은 이를 통제하기 위해 점점 더 강경책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을 우선 말한다. 아마 그 위기상황에서 터져나온 뾰두라지가 서해바다에서 (내 선배들의 부하를 포함한) 46명의 생명을 앗아가버린 건지도 모른다. 현재 상황으로써 김정일 사후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경우, 그 과정에서 갈등이 폭발할 경우 북한은 커다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큰데, 그렇다면 어쩌면 지금의 46명의 목숨은 아무 것도 아니게 되어버릴 국지적인 위협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2013년까지 제발 아무 일이 없기를 빌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현 정권의 무모함은 더 많은 피를 불러올 객기를 얼마든지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정권의 어리버리함을 욕하던 게 차라리 나았다. 어리버리하면 그나마 집쩍거려질 수는 있어도 싸움은 나지 않을테니까. 물론 이도 옳지 않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 내가 친구들에게 하는 말은 간단하다.
"우리같은 서민들이, 우리같은 일개 졸병들이 걱정해봤자 뭐가 달라지겠어? 지금 우리 앞가림하기에도 바쁜 세상에."
내가 생각하기로 거의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남한을 실질적으로 지배해온 보수세력들이,
군사 독재가 끝나고 민주화가 찾아옴에 따라 이뤄놓은 가장 멋진 성과는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집착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다들 자기 앞가림하기 바쁜 세상으로 만들어버리면 투덜거려봤자 금방 묻혀버리니까.
뭐, 글쎄... 다른 말들보다는
이제 그 걸작을 한번 쯤 더 부숴뜨릴 시기가 오지 않았을까...싶다.
그렇지만 야당은 안된다. 4.19도 5.18도 6월도 야당이 주도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그 세력들도 야당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게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