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친구와 약속을 하고 늦게서야 부랴부랴 뛰쳐나갔다.
급하게 울리는 전화벨소리
친구겠거니 했다.
...??
액정화면에 뜨는 전화번호.
..
그러나..
그숫자는 지금까지 핸드폰 기억에 남아있어야할 번호가 아니기에..
이름은 뜨지 않고..
낯익은 번호가 열개..또르르..
받을까 말까..
맘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고
결국에 벨이 끊길 무렵 즈음에서야 그의 천사가 이겨..
버튼을 눌렀다.
첫마디가 내가 너무나 밉다는 것이었다..
왜? 왜 내가 미울까..
아직도 내가 미울까.
..
오늘이 자기 생일이란다..
'아..그렇구나..오늘이 너의 생일..'
매년 이맘때면..생일을 챙겨주던 기억이 어렴풋..
정확한 날은 기억하지 못하고..떠오르는 음력을 말했더니.
기뻐하는 너의 목소리..
너무 힘들어 오늘이 자기 생일인줄도 몰랐댄다.
친구들의 축하전화에 그제서야 알았다고..
많이 힘든가보다..라고 생각했었지.
낯선 서울생활이..너에겐 힘들테지.
내가 힘이 든 것처럼..
참 많은 길을 걸어왔구나..싶어..
너와 나..
오늘 다시 난 너의 전화번호를 핸드폰메모리에 기억시켰어.
얼마 안 있어..또다시 지워질 번호지만..
오늘은 미안한 마음에..저장버튼을 누르고 말았단다.
...
그 기억번을..언젠간 누르게 될까?
..아니...
누르는 일은 없었으면 해..
...
..
전화를 받고도 축하한다는 말은 못했던것 같다..
미안하단 말만 했던가...??
흐린 목소리로 말해주고 싶어..
너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
그리고 행복해야한다고..
넌 그래야만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