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먹고 살 만한 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창피한 것 같아
나는 어머니의 콩나물 좌판을 부수면서까지 어머니를 말렸다.
하지만 다투고 나면 일주일씩 좌판 앞에서 새우잠을 자고
음식을 굶으면서까지 어머니는 콩나물 장사를 고집하셨다.
"네가 레슬링을 버릴 수 있느냐?"
"내가 건강하니 이 정도로 움직이고 손주들 세뱃돈도 주지"
하는 말로 오히려 나와 내 아내를 설득하였다. 고혈압으로 병원에 입원해서도
"콩나물 몇 사발이요? 오십 원입니다."
하고 헛소리를 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우리 자식들이 결국은 지고 말았다.
자식들 눈에는 안돼 보이지만 그것이 어머니의 생활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작은 이야기1 정채봉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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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는 음식점에 다니신다.
이젠 그만 다니셔도 될 듯 한데 엄마는 한사코 나가신다.
또래 친구들이 있어 좋다고 하시고 그렇게 벌으셔서 외손주 승현이 승휘 옷도 사주시고, 부족한 아들 적금과 자동차 할부금도 슬쩍 넣어주시고, 친정으로 용돈도 보내시며, 당신이 사고싶은 물건을 살수 있어 좋다고 말씀하신다..
이젠 십수년 넘게 다니셔서 집에 있는걸 더 답답하게 여기신다고는 말씀 하시지만 그리고... 늘 하는 얘기를 하시지만.. 엄마라고 집에서 편하게 따뜻한 차를 마시며 화분을 다듬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싶지 않으시랴.
그런 엄마와 난 거의 매일 출 퇴근길을 함께하며 음악을 듣는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인생의 스승처럼 부족한 아들에게 힘이되어 주시는 울 엄마.
"원재야 이거 좋다더라" "이 비틀즈 음악 참 좋다" "들국화 앨범 사놨다"
가끔씩 음악CD를 사들고 오셔서는 함께 듣자며 슬그머니 나에게 건네주시는 울 엄마..
젊어서 너무도 고생하신 울엄마...
늘 일하는 모습만을 보아와서인지 엄마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무색으로 하루를 살고 계신것 처럼 나에겐 보였다.
하지만 느낄수 있다 엄마의 가슴속에는 아직 여고시절의 낭만이 스며있음을...
엄마의 그 생활은 나에겐 끝없이 죄송한 마음만 불러일으킨다...
그런 엄마께 난 얼마나 무심한 자식이던가...
엄마의 생활이 무색처럼 느껴지는 내가 무색은 아닐지..
글속의 구절이 잔잔한 파동을 준다.
...자식들 눈에는 안돼 보이지만 그것이 어머니의 생활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엄마. 사랑해요..
-아들-
...내가 80노인이 되어도 난 엄마라고 부를것이다...
청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