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동경, 꿈, 추억, 그리움 등의 이미지들이
물들어 가려고 몸부림치는
나뭇잎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자꾸만 창밖을 내다보게 되는 허전한 나의 마음에
햇살은 더욱 공허한 빛깔을 던져 줍니다.
당장 당신에게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당신의 따스한 손을 잡고 싶습니다.
당신의 고운 미소를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든든한 팔에 나의 가냘픈 팔을 걸고 싶습니다.
그러나 넘볼 수 없는 굴레에 고스란히 감추어진 당신의 모습!
그리운 마음만 이렇게 글로써 전합니다.
바이올린을 켜면서 내내 당신의 모습을 그리워합니다.
가녀린 음율을 따라 나의 가슴도 자꾸만 가늘어집니다.
나의 가슴은 자꾸만 가늘어져 한 줄의 머리카락처럼
보일듯 말듯 없어져 버리리라 두렵습니다.
그리워서, 고독해서 가을을 외면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가을은 악착같이 따라와
나의 목까지 점령했습니다.
감기란 녀석까지 덤으로 왔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면서 감기를 이기려 합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