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마이역은 하루에 세번밖에 운행하지 않는 아주 조그만 역입니다.
오늘도 호로마이역의 젊은기관사와 조수석의 센지는 마지막 열차인
18시 35분발 기하12를 몰고 가고있었다.
그둘의 대화는 비상하기 까지 했다.
호로마이 역이 폐쇠된다는 것과 호로마이 역의 오토마츠씨가 올해 정년 퇴임이라는것.
그래서 둘은 오토마츠씨가 정년퇴임이라서 폐쇠되는것이 아니라는 말까지 오가게
되고..
기관사는 괜히 콧등이 시큰한지 기적만 울려댑니다
센지는 호로마이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부인이 죽은 오토마츠를 위로라도 하듯 센지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아까의 열차에서 기관사와 있었던 정년퇴임문제와 역이 폐쇠되는
안타깝고 무거운 문제는 잊어버린듯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손자출산 얘기로 화제를 돌린다.
역무원 하나 없는 역의 역장 노릇을 하기 힘들었는지
오토마츠역장도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센지를 맞는다
호로마이역은 다이쇼 시대(1912~1926)에지어진 모습 그대로 남겨진 훌륭한
건물이었다. 널찍한 대합실은 천장이 놓았다.
오래 곤 엿 빛깔의 두툼한 대들보가 몇 줄기나 가로질러가고, 삼각형 천장에는
로맨틱한 스테인드 글라스까지 새겨넣었다.
호로마이역은 엽서속에나 나올 그런 아름다운 산을 옆에 끼고 있어
매번 사진을 찍으러 오는 대학생이나 몇번 들르는 역이었다.
그러나 그 대학생 마저도 요즘엔 안오고있어 오토마츠역장도 쓸쓸했었던
모양이었다.
센지와 오토마츠는 역 안의 벤치에서 몸을 녹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오토마츠의 눈에 뭔가가 보였다.
그것은 어느 한 여자아이가 잊어버리고 간 인형같았다.
오토마츠는 그것을 보며 아까 한 여자아이가 생각났다.
그러자 문득 자신의 아이 유키코가 생각났다.
십칠년 전 눈 내리던 날 아침. 아내의 팔에 안긴 유키코를 저홈에서 보냈다.
평소 하던 그대로 수신호를 하여 기차를 보냈다.
그리고 그날 밤 기차로 유키코는 싸여 갔던 모포에 말려 차디찬 몸이 되어 돌아왔다.
"당신, 죽은 아이까지 깃발 흔들며 맞이해야 되겠어요?"
아내는 눈 쌓인 홈에 쪼그리고않아 죽은 유키코를 꼭 끌어안고 그렇게 말했다.
그때 뭐라고 대답했던가.
"그래도 내 일이 철도원인데 어쩌겠어. 내가 홈에서 깃발을 흔들지 않으면 이렇게
눈이 쏟아지는데 누가 기하를 유도하곘어? 전철기도 돌려야하고,학교가 파한 아이들도
다들 돌아올텐데."
"다론 애들 얘긴 다 그만두세요. 당신애가 돌아왔어요. 이꼴로요. 유키코가 눈덩이
처럼 얼어서 돌아왔다고요!!!!"
아내가 그를 향해 큰소리로 대든 건 그때 한번 뿐 이었다.
센지를 홈에서 떠나보내고 오토마츠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인형을 놓고간 아이의 언니라고 하는 소녀에게 오토마츠는 따뜻한
캔커피를 소녀에게 주었다
소녀는 입을꼭 다물고 역장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입에서 입으로 옮겨준 커피가 오토마츠의 혀 위로 흘러들었다.
오토마츠는 깜짝 놀라며 화를 낸다.
그러면서도 소녀에게 눈조심하라며 당부하여 보낸다.
오토마츠는 그 소녀가 인형을 안가져간것을 알게된다.
소녀는 다음날에도 와서 방긋웃으며 어제의 일을 사과한다.
손수 아침을 지어주겠다는 소녀의 뒷모습은 아내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해
역장 자신조차도 여보라고 부를뻔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오토마츠는 소녀가 가고 나서 그소녀의 집에 전화를 했다.
그런데 인형을 놔두고 간 소녀는 그집아이가 아니라는것.
소녀는 오토마츠의 딸이었다.
자신의아버지에게 자신이 자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자신을 무서워 할까봐 자신을 못 밝힌것이었다.
그날 소녀가 다시 찾아왔다.
다음날..........
오토마츠는........
딸을따라 저세상으로 가게된다...
철도원.....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