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鞍山백원기
아무리 그렇다 해도 보고플 때가 있다
보고파서 그리움 가득 불러보면
대답 없는 얼굴로 수줍게 오네
낮이면 강렬한 햇빛 피해
그늘진 긴 그림자 따라 내게 와
간질이는 얼굴에 샛눈을 뜨면
보드란 손가락 하나 내 볼을 건드네
해님이 서산을 넘어가고
돌아온 달님이 그 자리에 들면
그리워 잠 못 이루는 사람 내려보다
환한 달빛 등에 업혀
무더운 밤 빈 어깨에 내려놓으면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지나간 이야기 꽃 피우다가
초여름 밤이 흘러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