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비행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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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왜소했고 잘 생기지 않았으며, 소심하고 착했다. 아버지는 마흔 다섯에 직장에서쫓겨났으며 치킨가게를 열었으나 망했고, 그 후로는 뒷동산에 올라가 하루종일 비행접시만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그런 아버지를 보고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했고 나또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비행접시가 어디 있다는 거에요?”
나는 머언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물었다.
“저기 있잖니?”
아버지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아버지가 가리킨 곳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내가 의아해 하자 아버지가 계속 말을 이었다.
“안 보이니? 잘 봐야 보인단다. 비행접시는 착한 사람한테만 보이니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늘에는 여전히 비행접시가 없었고 아버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뒷동산에서 비행접시를 보던 아버지는 날이 컴컴해지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면 집에 있던 어머니는 아버지를 향해 비행접시를 날렸다. 아버지는 그렇게 어머니한테 맞고 살았지만 묵묵히 참기만 했다. 어머니가 날린 비행접시에 이마를 정통으로 맞아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날, 나는 아버지한테 ‘왜 어머니한테 맞고 살아요?’ 하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 때 아버지는 ‘착한 남자는 여자를 때리는 게 아니란다.’ 하고 대답했다. 환갑을 1년 앞두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한테 고맙다고 했고, 나하고 정연이한테는 비행접시는 착한 사람한테만 보이는 거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착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준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