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B양.
인물소개만 남았으니 B양에 대한 소개는 더욱 빠르게 하겠습니다.
그녀는 20대 초반으로 이번에 대학 편입을 통해 A군과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재학하게 됩니다.
사실 누구라도 그녀를 처음 보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천상 여자-
160대 초반의 아담한 키에 얇은 팔과 다리, 그리고 어딘지 숫기 없는 행동들. 걸을때의 그녀는
언제나 긴장한듯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불편한것 아닌가 하는
염려를 할때가 많습니다.
물론 그녀가 내성적인건 사실이지만, 그녀에게는 똑부러지는 면도 있고 은근히 고집도
강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꽤 공부를 잘했던 그녀지만 그만 수능 당일에 실수하는 바람에
원하지 않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그녀는 굴하지 않고 학원비며
기타 비용을 스스로 벌어 결국 편입에 성공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성적에 비하면
그렇게 만족 할만큼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에서 타협한 그녀.
사실 그녀의 성격은 천상 여자가 아니라 똑부러지는 대나무입니다.
그녀에대한 자랑은 여기까지.
그녀는 편입후 첫학기에 사람들과 두루 친해지지 못했고, 그래서 내성적 이였던 성격은 더욱
내성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어쩔수 없이 공부에 더 몰두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공 과목의 경우에는 학원에서 이미 열심히 공부했고, 전 학교에서도 A+, 거기다
클래스내에서 5등이내의 성적으로 패스했던 과목이라 지금 그녀에게 이 수업은 지겹기만
합니다. 그리고 외톨이 학교생활을 하다보니 첫학기 학교 생활도 무료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그녀의 픽션.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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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 남자 스토커 아냐? "
친구는 내 얘기를 다 듣고는 얼른 자리를 옮기라고, 아니면 그냥 남은 수업은 빠지라고
얘기합니다. 사실 중간고사에서 이미 A+를 받기도 했고 남은 강의 내용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되지만, 혹시나 출석 점수 때문에 학점이 떨어 질까봐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한학기 동안 앉았던 자린데 갑작이 자리를 바꾸는 것도 불편하고...
"그러니까 그 남자가 계속 뚫어져라 널 쳐다본다는 거잖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건은 지난주, 종강 3주전의 일입니다.
사실 이번학기 전공 수업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공부하기에도 수월했고,
먼저 편입한 언니가 물려준 족보도 있기 때문에 수업은 출석 점수때문에 들어가는
것이 였습니다.
그 날도 교수님이 나눠주신 핸드아웃에 낙서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남은 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는데 그만 베터리가 나간겁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강의실 뒤쪽에 걸려있는 시계를 향해서 고개를 돌렸습니다.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똑바로 앉으려는데...
왠 남학생이 고개를 푹 숙인채 정말 노트가 찢어지게 열심히 필기 하는것 아니겠어요.
교수님이 나눠주신 핸드아웃도 있는데 그 사람은 정말 노트가 찢어져라, 교수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적겠다는 듯이 필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딱 2초. 아니 1초? 멍하게 쳐다 봤는데. (신기해서요)
그순간 그 남자가 고개를 드는 겁니다. 그래서 눈이 마주쳤는데
그 남자 정말 뚫어지게 보는겁니다. 정말 뚫어지게.
전 얼마나 놀랐는지 바로 고개를 돌려 칠판을 향했습니다. 수업시간 끝날때
까지 칠판만 보고 앉아 있었는데, 그 남자 계속 저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겁니다.
아니 대놓고...
혹시나 내가 의식하는 걸까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거울 삼아 살짝 뒤를 비추어 봤는데.
"그러니까, 정말 수업 끝날때 까지 널 쳐다봤다는 거야? 왠일이니"
그렇습니다. 정말 뚫어져라. 쳐다보는 겁니다.
그남자의 시선 방향을 칠판 이라고 착각해보려 해도 어찌나 대놓고 쳐다보는지.
그날 수업은 정말 불편했습니다.
교수님은 수업 중간중간에 가끔 우스개 소리를 하곤 하시는데, 그 남자가 쳐다보고 있다는게
신경쓰여서 마음껏 웃지도 못하고, 하품도 못하겠고...
무엇보다 정말 누군가의 시선이 닿아 있다는게 너무 불편했습니다. 저는 길을 걸을때도
누군가 쳐다보는것 같으면 얼굴이 금세 굳어지기 때문에 항상 걸음을 빨리 걷고 합니다.
그런 저에게 이런 일이라니..
"알지.알지. 넌 누가 쳐다보면 얼음!하고 굳어 버리잖아"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수업이 끝날때 즈음엔 왼쪽 얼굴은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수업이
끝나자 마자 저는 언제나 나가던 뒷문이 아닌 앞쪽 문으로 후다닥 도망쳐 버렸습니다.
"맙소사! 정말? 같은 동네에 산단 말이야?"
그러니까요. 정말 미치겠어요.
지난주 토요일, 그러니까 그 사건이 있던 주말.
친구들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편의점에 들러 생수를 한통 사고 계산하는데,
그 편의점에 그 남자가 있는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날 알아보기 전에 얼른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언덕길에 뒤에 누군가 쫓아 오는 겁니다. 순간적으로 알았죠.
그 남자다. 설마 설마.. 혹시 나쁜짓을 하려는건 아니겠지. 정말 손발이 떨리고 걸음은
굳고 울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남자가 갑작이 전화 통화를 했다는 거잖아? 엄마 인거 같았다며.
그 남자 연기한거 아냐?"
그건 아닐 겁니다. 핸드폰 밖으로 분명 누군가의 목소리 들렸거든요.
그 남자는 지금 집에 가는 중이라고, 다음주에 먹을 간단한 찬거리를 사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더 빨리 걸어서 얼른 집으로 들어가 버릴까도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남자가 근처까지 따라온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일부러 먼저 지나가라고 걸음을 늦췄습니다.
그런데 그남자. 자기도 속도를 늦추는게 아니겠어요.
결국 5미터 정도? 나란하게 걸어갔죠. 정말 그 순간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터져버릴뻔
했습니다.
그렇게 나란히 걷다가 남자는 통화를 끝내고 다시 빨리 걸어서...
걸어서.....
같은 동네로 향했습니다.
"맙소사...... "
네. 맙소사.... 이번 원룸은 꽤나 마음에 들어서 1년 계약을 해놓은 상태인데.
이사 갈 수도 없고 어떡하죠.
"그런데 그 남자가 추파 던지는것 말고는 특별한 것 없었어?"
사실 1주일 사이에 무슨 큰일이 일어 나겠어요. 그리고 이정도면 큰일이지....
"하긴, 그런데 그 남자 어때?"
네? 그 남자?
사실 얼굴을 본건 눈이 마주친 그때 뿐이였고... 편의점에서 그 남자 옆모습만 보여서...
그냥 보통. 보통이였어요.
"흠... 좀더 꽃남 스러웠다면 로맨스가 될뻔도 했네?"
글쎄요. 그런 생각을 하기에는 1주일은 너무 짧은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