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을 다녀와 자작나무는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2시간 남짓 운전하여 간 곳은 제가 사는 도시와는 너무나 틀린 초록빛 나무들이 손을 흔드는 그런 아름다운 곳이었어요.오랜만에 떠난 여행이었기에,맘은 아주 설레었고 자연은 저의 기대에 만족한 기쁨을 안겨주었답니다.5월이 저에게 주는 기쁨중에 한가지가 바로 이런 푸르름이예요.
친구집에 짐을 풀고,잘 깎인 잔디밭에서 싱그런 풀내음을 깊게 빨아들이며,그렇게 한참을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책도 읽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음악도 듣지 않았습니다.연필과 종이도 없었어요.그런데,참 이상했어요.이런 느낌을 아시는지... 제가 익숙해하던 것들을 떠나왔는데도...그냥...나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입가에 그려졌어요.그 순간에,전 그저 저일뿐이었어요,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나 만을 위한 시간이었답니다.혼자라는것이 그 순간만큼은 감사했어요.날 표현하기 위해 말할 필요도없었고,행동하고,누군가때문에 아파할 필요도 없었지요.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요....사실은.
그렇게 내가 속해있는 곳이 그 곳이길 바랬지요.하지만,때로 현실은 잔인해요,맘 처럼 되지 않는것이 삶이잖아요.내가 속해 있는 곳은 그곳이 아니었어요.그러나,비록 삶이 내게 무겁더라도,힘든 현실이 나에게 필요하다는 걸 돌아와서야 알았어요.
아마,영원히 그 곳에...내가 꿈꾸는 곳에 산다면,그곳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조금씩 상실해 갈 수 밖에 없을 거라는걸 알았거든요.
이제 아껴두고 싶어요.
소중한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내가 소유하는 것도 좋지만,맘 속에 꼬옥 품고,조금씩 그리워 하는것도 기쁨이라는걸 배웠어요.그렇게,조금씩 그리워하며 그 소중함을 그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요.
5월에 하아얀 자작나무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