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우연히 다시 만난 그 아일 보면서
그때 참 순수했던 시간들이 잠시 떠올랐다.
그애랑 봤던 영화는 아마 '동감'이었을 거다.
그리고 배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늦은 밤에 아주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걸었던 것 같다.
그애랑 늘 만나던 곳은 우리 아파트 놀이터였고..
비오는 날에 걸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난
비오는 밤이면 아주 당연히 그애에게 전화를 했고
그럼 그앤 커다란 우산과 캔커피 두갤 가지고
반갑게 웃으며 현관 앞에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좋아한 사람은 나뿐이었다던 그아이.
그 아이를 다시 보면서 잠깐 예전.. 내가 아주 순수하던,
그래서 예뻤던 시간들을 돌이켜 봤다.
보름이라는 시간을 만났고
서로를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말하지 못했던
그 시간들 속에서 뛰쳐나온 그애가
어딘지 낯설어 말 한마디 건네질 않았다.
짧은 시선조차 보내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