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사건사고 기사 작성법 (2)
편집자가 지면을 구성할 때는 기사가치(News value)가 큰 것부터
배열한다. 지난번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모든 신문은 이 기사를 1
면의 중요한 자리에 실었다. 그만큼 뉴스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
다. 이러한 원칙은 사보를 만들 때나 회보를 만들 때나 기타 소식지를
만들 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사가치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전적
으로 편집자(Desk)의 권한이다. 넓은 안목과 전문지식, 풍부한 경험
이 필요한 부문이다.
기자가 기사를 쓸 때에도 기사가치가 큰 내용부터 다루는 것이 요령
이다. 핵심이 되는 내용, 꼭 전달해야 할 내용, 독자의 관심이 쏠려있
는 내용을 앞세워야 한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다른 예를 들어
설명해본다.
시골에 사는 사촌동생을 오랜만에 만나 고향소식을 듣게 됐다. 그가
가지고 온 소식은 여러 가지였다. 개울 건너 똘이네 집의 암소가 쌍둥
이 송아지를 낳은 일, 영춘이네 집에 화재가 있었던 일, 형이 좋아했
던 갑순이가 곧 시집가게 된다는 일, 저희 집 사랑방을 10년 만에 도
배한 일, 재 넘어 큰고모가 돌아가신 일 등이었다. 그가 전달하는 소
식의 순서가 바로 Straight형의 모형이다. 그는 아마도 큰고모의 타계
소식을 맨 먼저 전했을 터이다. 쌍둥이 송아지나 사랑방 도배는 할 얘
기 다하고 나서 덤으로 전해준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큰고모가 돌아가신 것은 벌써 1년 전의 일인데다 오래 병석
에 계셨던 터라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 아마도 형을 그렇게 좋아
했던 갑순이가 돈 많은 늙은이의 후처로 시집가게 된 사연을 맨 먼저
장황하게 설명했을 것이다. 이렇게 독자의 관심사를 맨 앞으로 끌어
내는 것도 또 하나의 요령이다.
갑순이의 갑작스런 결혼 사실을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논
열 마지기를 받기로 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물질만능의 세태를 개
탄하면 충분한 기사가치를 갖게 된다. 그래서 글을 잘 쓰는 기자는 같
은 소재라도 재분석, 재해석을 통해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
사가치를 창조해낸다.
앞의 사촌동생이 이처럼 갑순이 결혼 얘기를 맨 먼저 전했다면 상당
한 기자센스를 가진 사람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사실(또는 사건) 가
운데 가장 기사가치가 큰 것은 현재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음 순서
가 미래의 일, 과거의 일이다.
Straight형 기사는 맨 첫 문장이 중요하다. 흔히 육하원칙만을 염두에
두고 ‘2013.3.16일 북한산에서 등산객(여자)이 밧줄을 타다 미처 녹
지 않은 얼음에 미끄러져 추락, 뇌손상을 입고 신음하던 중 구조요청
을 받은 헬기의 신속한 병원이송으로 간신히 생명을 건졌다고 한
다.’식의 기사를 쓰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것은 사건 경위서에 불과
하다.
Straight형 기사를 잘 쓰는 기자라면 ‘북한산에서 또 낙반사고가 일
어났다. 해빙기 등산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 16일.....’ 식
으로 열거해 나갈 것이다. 첫 문장 하나에서 전체 기사의 윤곽을 짐작
할 수 있어야 좋은 Straight형 기사가 된다.
요약 ①핵심내용부터 기술
② 독자의 큰 관심 큰 사항부터 차례대로
③ 재해석 재분석 센스 갖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