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글 의 제목 달기
글의 제목은 읽는 이가 만나는 첫 번째 문장이다. 제목은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으며 한 마디의 단어일 수도 있지만 읽는 이는 글을 읽을 때 제목부터
읽게 된다.
제목은 글 내용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러나 글 내용을 한
두 마디의 단어로 함축하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하면 저게 나은 것 같고 저렇
게 하면 이게 나을 것 같아 망설이게 되는 것이 상례다.
제목을 달 때 너무 어렵게 이것저것 따질 필요가 없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의 첫머리도 좋고 핵심이어도 좋고 결론이어도 좋다. 다만 생소하고 산뜻하며
조금은 충격적이기를 권한다. 대부분의 글은 제목을 보고 내용 읽기를 결정하
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내용에 나와 있는 표현을 끄집어내어 쓰지 않아도 된다. 흔히
‘제목을 뽑는다’라고 말하는 것은 글 내용 안에서 따온다기보다 글의 내용을 가
장 효과적으로 내비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이면 되기 때문이다. 오래 전 일본
에서 큰 열차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기사가 나왔는데 제목이 ‘술 취한
열차’였다.
본문에는 그러한 표현이 없었고 단지 ‘운전자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났다.’는 현
장 목격자의 말만 인용되어 있을 뿐이었다. 혹 지나친 추측기사로 보일지 몰라
도 이해할 수 없는 열차사고를 극적으로 표현한 재치 있는 제목이었다. 제목은
약간 과장되어도 좋다. 생소하고 신선한 제목일수록 글을 읽게 만드는 힘을 가
지고 있다.
어떤 분은 제목을 생각하여 먼저 달아놓고 글을 쓰기도 하는데 되도록 글을
마친 다음 정독하면서 제목을 생각해내는 게 더 좋다. 제목을 먼저 달아놓으면
발목이 잡혀 글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기가 어려워서이다. 아무튼 좋은 글을 좋
은 제목으로 포장할 수 있으면 더 바랄 나위 없다.
요약 ① 생소하고 산뜻하며 조금은 충격적일 것 ② 글의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내비칠 수 있는 단어나 문장 ③ 약간 과장되어도 좋다
<다음에는 '유형별 글 쓰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