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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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같이 내리던 비가 그치고
먼 산자락이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투명한 하늘.
여름이면 수정같은 빗방울을
겨울이면 솜털같은 하얀눈을
변함없이 흩트리는 키높은 하늘
두 손 뻗어 치켜들면
마치 한 손에 들어올 듯한 착각에
고개를 들면
어느샌가 눈부신 햇살.
햇살이 싫어 다시 하늘 속으로 숨어버린
나의 빗물아
나의 눈송아
다시 한번 고개를 내밀어 바라보면
마치 너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치 너가 나의 머리 맡에 있는 듯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