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밤에 똥누지 사람이 밤에 똥누나
닭이 밤에 똥누지 사람이 밤에 똥누나
채소밭 지나, 달 보고 짖는 누렁이 집 지나
등잔도 없는 작은 집, 움켜 쥔 창호지
손에 땀이 베어도 할머니 말씀은 귀에 울린다.
영락없는 강아지마냥 낑낑대다가. 이윽고
배설의 쾌감보다는 우선 배 아픔이 사라지자
이번엔 두려움이다. 언제나 알 수 없는
빨간 떡 줄까 파란 떡 줄까
구겨진 창호지 일부러 소리내며 비비고 쓰윽
엉덩이 지나기 무섭게 큰 입 벌린 구멍에 내던지고
바지는 뛰면서 올리지 뭐... 이크 어쩌나
채소밭에 서서 갈팡질팡하다가 멀뚱거리는
누렁이가 보기 민망해 다시 작은 집 문 앞에 섰다.
빨리 해야지. 하필이면 왜 세번일까?
닭이 밤에 똥누지 사람이 밤에 똥누나
닭이 밤에 똥누지 사람이 밤에 똥누나
닭이 밤에 똥누지 사람이 밤에 똥누나
휴 끝났다. 내일은 아마 안올꺼야. 어서 가서
할머니 찌찌 만지며 자야지. 누렁이도 이젠
조용하다. 그날 밤 난 무서운 꿈을 꾸었다.
세월은 가고 작은 집도 바뀌고 이제 남은 건
뭘까. 오늘도 화장실에 앉으면 그리워진다
그 두려움마저 마냥 그립다. 알 수 없는
닭이 밤에 똥누지 사람이 밤에 똥누나
[부언] 예전에 밤에 변을 보러 가는 아이에게 화장실 문앞에
서서 그 주문을 3번 외우면 밤에 변을 보러 가지
않는다는 전설(?)같은 미신이 었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