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한번쯤은
전나무 가지처럼
끝없는 하늘을 향하고 싶었다.
언제는
속(俗)이 싫어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어슬픈 몸짓 감추고도 싶었다.
어떤 인연이길래
이리도 질겨
잇고 또 이어 달리다가
서러운 가슴, 바다로 끊어내리고
뒤 돌아보아도
다시 그 자리
어디에도
세월을 일으켜 세울
푯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