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게
가거라
이 밤 지나걸랑
흩어진 마음
한 곳으로 모으고
도리깨질 한번이면
다 털어낼 일들
애써 잊기 어려워도
눈 가리고 그냥
꿈처럼 가거라
퍼렇게 밟힌 가슴
숯이 된들 어떠랴
긴 한숨이면
별보다 멀어질 일들
등짐처럼 내리고
가벼이 가거라
너 보내고도
허한 세상은
식혜처럼 삭은 가슴 속
추억으로 달게 맞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