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이 없는 계절
잃을 것이 없는 계절이 있습니다.
절로 피어나 끝을 모르는 파릇함으로 세상은 돋아납니다.
내 안에도 꽃 하나가 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를 스친 것은
님같은 봄이었나 봅니다.
이 꽃이 저물 때를 알지만은
그러기 전에 이미 꺾여지고 싶습니다.
나를 싹 피운건 님이나
나를 거두는건 님이 아니란걸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잃을 것이 없는 계절에
이미 나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봄에 피고
봄에 저무는 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 손에 피고
그대 손에 지는 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봄에 태어나 잃을 것이 없는 꽃처럼 살다가
봄가고 난 후 이름 없는 계절에 난 으스러집니다.
그러기 전에
봄에 태어나 봄과 함께 사라지는
어쩌면 난 봄처럼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잃을 것이 없는 계절이 있습니다.
이 계절이 다가기 전에 꺾이우는
난 님만 보고 피어나는 꽃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