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이사를 왔다.
20년동안 논, 밭, 바다만 보고 자라왔던 내가,
어릴 적 한번쯤은 꿈꾸던 아파트로, 도시로..
난생처음 가져보는 '내 방'에서
일기를 쓰고, 공부를 하고, 잠에 든다.
아빠와 단 둘이 지내면서,
나는 이제 욕실 청소는 어떻게 하는 건지,
내일은 무슨 반찬에 밥을 먹고
세탁기는 언제 돌릴지
쓰레기는 언제 버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아침에 일 나가시는 아빠를 깨워드리고
잔소리하는 주부처럼 아빠께 이것저것
요구하는,
어른이자 아직은 부족한 학생으로
하나의 '집'을 꾸려가고 있다.
2년동안, 이 곳에서 나만의 '살림'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고 걱정된다.
내일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일하는 날,
이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일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