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면접을 보고 왔는데
면접관을 말빨로 이겼다.
앞에 면접보고 나온 사람이
얼굴이 공포에 질린 사람처럼 굳어있고 몸이 불 수의적으로 부들부들 떨길래
저 사람은 또 왜 저래? 하면서 들어갔다.
인사하고 면접관을 쳐다보니 이해가 가더라.
나 너무 태평하게 안녕하세요? 그러면서 들어갔다. 씩 웃으면서.
떨리는 거 보였겠지만.
대중적인 인식은 가끔 치명적인 오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지요.
면접관 중 가장 높으신 분 같은데
말하고 나니 이겼다 라는 생각이
다른 분은 구석에서 웃고 계시고.
너무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셔서 나도 모르게
그 적막.
대답하고 나서 아무도 말이 없다.
다른 분이 또 질문하시고.
대답을 하는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
한 순간 너무 거만하게 보일까 싶어서
제 소견으로는... 하면서 말했다.
칸트가 좋아진다고 했던 학교에서 유일한 사람이야.
밥 먹으면서 역사철학 보고
심심하면 순수이성 비판 보는
다른 학교에서는 기본이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미친 수준이야.
교수님들도 나한테는 철학에 대해서는 말 안해.
시크릿 가든을 계속 보다 보니 말투가.
면접보고 나올 때까지만 해도 이겼다 생각이었는데 며칠 지나니까 잘못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더 깊게 생각하고 더 넓게 보고 그러고 싶은데
학교가 별로다 보니 비슷한 책을 보는 사람이 없다.
혼자서 먼지털어가면서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