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힘든 것이 있다면..이것은 필연적인 고통이겠지만, 이럴 경우
답을 구하기 퍽 힘들어지지. 그러나 그렇다고 뻗대고 있기엔 남은 세월이
너무 짧으니 그냥 너 살아나온 방식대로 가정해 보라고 해서, 고통이란
것이 내가 숨을 쉬고 살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억지 추정을 한다는 건
너무 후진 사고방식이야..그래. 그럴꺼야.
그러나 어떤 경우든, 자신이 자신의 삶의 무게가 좀 견디기 힘들다 해서,
다른 사람은 나보다 덜 힘들겠거니..라든가, 나 아닌 타인이 나의 고통을
어떻게 알까? 혹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자포자기적인 언행은, 그것이
자체적으로 아무리 고귀한 뜻과 타당성을 간직하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자신에 대하여..혹은 타인에 대하여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이 얘기에는, 아무리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지 않다는 얘기는 말자구..
아무리 힘든 세상살이라 하더라도, 강물같이 은은한 노래 하나 가슴에
깊이 품고 기다릴 수 밖엔 빼는 재주 없는 것 같아..기다린다면, 그렇게
기다린다면..아무리 멀고 먼 세월에 걸쳐 드러누워 있다 하더라도,
그 끝에 이르면..춥고 긴 밤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강속 깊은 곳까지
골고루 스미고, 그리하여, 그것들 모두 서로 부둥켜 안고 쓰다듬으며
누운 뜻을, 그런 풍경이 아닌..이 도시의 중간에서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될 때 까지 기다려봐야겠지.
아마 그 때도 조금은 잠결에 나도 모르게 뒤척이겠지만, 우선은 그런
슬픔에 지지 않는 것과, 닥치는 운명에서 비켜서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고
그런 혼란 가운데서도 나의 잎을 키운다는 것이, 적어도 내가 현실에
살고있는 이 숲과, 산과 그리고 거기서 우러나오는 맑은 메아리를 위한
그런 참사랑 하나쯤을 갖기 위해, 반짝이는 눈빛 하나쯤은 남겨두고
기다려 봐야 하지 않을까? 기다려 보자구..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