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이 사랑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소유가 사랑이 아님도 알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에 풀어놓은
한마리 치어처럼
자유롭게 뛰노는
그대의 모습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깊고 푸르며
당신은 그 깊고 푸른 바다를 닮아
나의 작은 여울이
얼마나 당신에게 갑갑할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울도 모여 시내가 되고
시내가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기에
나는 당신에게 집착하거나 소유하려 들지 않으렵니다.
바닷고기가 단지 소금이 좋아
바다에 사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그네들도 넓은 바다가 사랑스럽기에
그곳에서 사랑을 나누고 자식을 남기며
그렇게들 살아가나 봅니다.
물론 시내가 바다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고
그러한 세월이 흐르면 변화하겠지요.
당신이 자라지 못하고 얕은 여울에서
목말라 수면위로 입질하는 것을 보기보다는
차라리 두손 가득 당신을 안고
깊은 바다속으로 보내주렵니다.
언젠가 여울이 그리우면 그 내음을 따라
돌아오는 세월이 되면
아마도 여울이 바다가 되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