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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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아름다운 시네요.
>>니뿌니 Write:
>>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흔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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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고 지냈던 소중한 시간들을.. 흩뿌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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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가 울고, 햇빛이 반짝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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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는 없는 듯 아름다운 골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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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물소리만 아침을 두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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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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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물에 흙 손을 담그고, 그 밑을 살며시 들여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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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처럼 빛나는 물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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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맑은 어린 소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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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애는 얌전히 미소지어보고, 다시 눈물을 떨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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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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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가 우는 이유를 알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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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아름다운 곳이.. 정말로 아름답게 보일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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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답답하고.. 막막하기만 하여 쓸쓸한 눈가에는 한이 가득 맺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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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의 눈물과 흐르는 물이 합류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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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돌조각에 할퀴이고, 큰 바위에 밀쳐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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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없이.. 어디론가 흘러가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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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는 홀로 앉아 눈물만 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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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색한 시간은.. 눈치를 살피듯, 빠르게 흘러..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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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고, 골짜기에 그늘이 드리울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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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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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가 되니, 한결 마음이 푸근해져옴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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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어린 소녀의 눈물도 그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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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다 지쳐 잠들었다가, 다시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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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는 멍한 눈을 들어 위를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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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나무들에 잔뜩 가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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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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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소녀는 방금 전에 꾸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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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꿈을 조용히 되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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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는 꿈에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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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의 눈물이 흘러 간 곳과.. 소녀의 그리움이 닿을 곳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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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바다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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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넓고 푸르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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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짜기에선 볼 수 없었던 푸르른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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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짜기에는 하늘도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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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곳에는 하늘이 있어서 그리도 푸른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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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는 하늘의 마름이 비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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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는 그리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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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높은 곳에 올라, 그 바다를.. 하늘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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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그 끝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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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소녀의 눈에 신기하게 비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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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뭍에서 멀어져 갈수록.. 점 점 더 푸른 빛이 짙어지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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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멀수록.. 바다가 깊을수록... 그리움이 더 해 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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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 눈 속의 푸르름은 끝없이 짙어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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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바람의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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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란 말을.. 귓전에 속삭이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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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 그리움이란 건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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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보다 애틋하고, 소망보다 간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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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보다 짧음으로 빛나는.. 그 무엇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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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느낀 "그리움"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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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 속에 있던 예쁜 기억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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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로 된 작은 병에 꼭꼭 채워 담아 바람에 띄워 보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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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그 바람을 다시 만나서, 병속의 추억을 들여다 보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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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의 향기가 묻어나고, 그 때의 기억이 마름에 살포시 젖어들면서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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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감정...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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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지나가고, 달빛이 그 신비스러움으로 골짜기를 밝혀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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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소리조차 잠잠해 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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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귀에는 많은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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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까지도 청승맞게 울어대던 풀벌레들이 잠꼬대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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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생생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꽃들이 고개를 숙인 채 꾸벅꾸벅 졸고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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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잠에 못들어 자꾸만 깨다가 내는, 작은 새의 딸꾹질 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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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장가를 부르듯 조용하게 흘르는 낮은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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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 모든 골짜기의 밤을 황홀히 감싸주는 달빛의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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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소리들조차 소녀의 귀에는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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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지나가고,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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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웠나봐요, 소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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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아무런 기억도 나질 않아, 그렇게 울었었던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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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그리워 했었던 건지, 그 누구를 그리도 애닳게 찾았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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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오랫동안... 홀로 이 깊은 산 중에서 살아왔던 소녀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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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저히 알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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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뜻 모를 그리움만 가슴 속을 파고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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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로나마 달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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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가르쳐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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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곳이 바다라고, 그 위가 하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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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네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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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보다 푸르른 골짜기의 하늘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