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 지나고, 꼬마는 이제 어른들을 따라 낚시를 나갈 수 있을 만큼 자랐습니다.
상어는 여전히 꼬마의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먼바다로 낚시를 나갔던 꼬마는 아기 돌고래 한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엄마를 잃은 아기 돌고래는 거의 굶어죽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꼬마는 예전에 상어를 돌보았던 정성으로 아기 돌고래를 돌보았습니다.
상어도 꼬마를 도와 아기 돌고래가 먹을 수 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다 주었습니다.
아기 돌고래는 곧 다시 건강해졌고, 상어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아기 돌고래는 장난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재주 부리는 것 같은 돌고래의 장난에 마을 사람들은 아기 돌고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꼬마 역시 무뚝뚝한 상어보다는 재롱둥이 아기 돌고래를 더 좋아하게 되었고, 점점 돌고래하고만 놀게 되었습니다.
외톨이가 된 상어는 그런 꼬마에게 서운하기도 했지만,
꼬마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여전히 섬을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꼬마와 돌고래 주변을 빙빙 돌며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만
언제나 꼬마곁에 머물렀습니다.
아기 돌고래는 산호초안에서만 지내는 것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더 넓고 깊은 바다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화창한 어느 한날, 꼬마와 함께 놀고 있던 아기 돌고래는 마침내 산호초를 뛰어넘어 깊은 바다로 나가고 말았습니다.
꼬마가 그런 돌고래를 따라 산호초를 넘으려 하자, 이를 보고 있던 상어가
꼬마의 길을 막았습니다.
산호초 밖은 큰 파도가 치기 때문에 사람이 헤엄치기에는 너무 위험했습니다.
상어는 꼬마의 위험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꼬마는 막무가내였습니다.
상어를 밀치고 앞으로 나가려는 꼬마를 잡기 위해 상어는 꼬마의 다리를 물어 당겼습니다.
그러자 꼬마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습니다.
꼬마의 다리에서 피가 베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너무 급한 마음에 상어는 자신의 이빨이 얼마나 날카로운지를 깜빡 잊고 말았던 것입니다.
꼬마의 비명에 근처에 있던 마을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다친 꼬마를 본 마을 사람들은 상어가 꼬마를 해치려 한 줄 오해하고, 돌을 던져 상어를 쫓아냈습니다.
상어는 멀리 떠날 수 없었습니다.
꼬마가 너무 걱정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날 때마다 돌을 던졌지만 상어는 계속해서 꼬마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꼬마는 끝끝내 바다로 다시 나오지 않았고, 사람들은 떠나지 않는 상어를 잡기 위해 작살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상어는 섬을 떠나야했습니다.
마음속에 절망을 가득 담고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간 상어는 그 후로 다시는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END.
...........상어의 눈동자를 보면요, 초점이 없는 것 같아요.
그게 무섭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제가 보기엔 그 눈동자가 너무 슬퍼 보였어요.
그래서 쓰게 된 이야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