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뒤에 찾아온 여유를 만끽하며 즐거웠다.
주말에도 허리가 끊어질만큼 늘어지게 잠을 잘 수 있었고
지인과 술 한잔 해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홀가분함이 좋았다.
속 마음을 모르던 시절엔 쉽게 말하는 밀당때문에 신경이 날카롭고...
오랜 연인이 되어 익숙해지면 되려 익숙함 때문에 소원해지기 쉬워 그렇지 않기위해 노력해야했다.
물론 그런 모든걸 감안해야 했던것은 그보다 더 큰 사랑이라는 이유가 있어서니까...
하지만 이별을 하고 사랑하는 감정들을 서로 지우고 나에게 남는 상처가 아물어가면서...
그동안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들이 여유로와졌고 난 그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가끔씩 애인때문에 괴로워하는 친구들을 볼때면 불쌍하고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 강촌으로 여행을 가는 길...
블루투스로 휴대폰에 담긴 음악을 차안의 스피커로 들으며 룰루랄라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일행이었던 형의 형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그 음성은 자연히 스피커로 흘러나와
형수님 목소리를 모두가 들을 수 있었다.
주말에 여행을 가는 남편에게도 식사는 했느냐며.. 나중에 전화하라는 다정다감한 형수님의
목소리를 듣다가 갑자기 가슴 한쪽이 먹먹해졌다.
지금 내가 여행을 가거나 일이 쌓여 철야를 하거나... 무얼 하든지... 그건 나만의 일...
나 혼자 계획하고 생각하는 일들... 나 아니면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수개월이 지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유.. 여유.. 다 좋은데...
내가 무엇을 하는지 다른사람들은 모르는 일... 관심도 없는 일...
만족을 해도 나 혼자 만족하고 힘들고 괴로워도 누구하나 내 마음 알아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게 외로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