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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 시 모음> 이성선의 '다리' 외
날짜
:
2013년 02월 28일 (목) 9:33:42 오후
조회
:
2782
<느림 시 모음> 이성선의 '다리' 외
+ 다리
다리를 건너는 한 사람이 보이네
가다가 서서 잠시 먼 산을 보고 가다가 쉬며 또 그러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다리를 건너네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어느새 자취도 없고
그가 지나고 난 다리만 혼자 허전하게 남아있네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네
(이성선·시인, 1941-2001)
+ 더딘 사랑
돌부처는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이정록·시인, 1964-)
+ 완행열차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국화
애틋이 숨어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모를 뻔했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상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나는 모를 뻔했지
(허영자·시인, 1938-)
+ 천천히 가는 시계
천천히, 천천히 가는
시계를 하나 가지고 싶다
수탉이 길게, 길게 울어서
아, 아침 먹을 때가 되었구나 생각을 하고
뻐꾸기가 재게, 재게 울어서
어, 점심 먹을 때가 지나갔군 깨닫게 되고
부엉이가 느리게, 느리게 울어서
으흠, 저녁밥 지을 때가 되었군 깨닫게 되는
새의 울음소리로만 돌아가는 시계
나팔꽃이 피어서
날이 밝은 것을 알고 또
연꽃이 피어서 해가 높이 뜬 것을 알고
분꽃이 피어서 구름 낀 날에도
해가 졌음을 짐작하게 하는
꽃의 향기로만 돌아가는 시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가고
시도 쓸 만큼 써보았으니
나도 인제는, 천천히 돌아가는
시계 하나쯤 내 몸 속에
기르고 싶다.
(나태주·시인, 1945-)
+ 느리게
먼길도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황소처럼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넓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저 구름처럼
꾸물꾸물 제 갈 길을 가는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담벼락을 오르는
담쟁이처럼
일년에 단 하나의 나이테를 만드는
나무처럼
초침과 분침에게 시치미 떼고
제 속도로 살아가는 시침(時針)처럼
느리게
느리게
(정연복·시인, 1957-)
+ 귓속의 하루
달팽이관에 앉아 느릿느릿 귀 기울입니다.
수챗구멍으로 떨어지는 물소리
변기에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세상 끝으로 떨어지는 이과수폭포
비가 옵니다.
세상은 무한팽창 우주처럼
혹은 이스트를 넣은 봄처럼 부풀어오르고
오늘도 반가운 귀울림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언저리에도 닿지 못한 멋쩍은 부름들,
그런 것들은 죄다 파도에 밀려 돌아옵니다.
바스락거리며 부서집니다.
부서진 이름들을 하나씩 쓰다듬어봅니다.
달팽이관에 앉아
몸을 말아봅니다.
느릿느릿 곱아드는 것은
깊숙이 뿌리내리는 일입니다.
그건 사실
사막을 그리는 바다가
불 속에 작은 손을 담그는 일입니다.
저기 세상 끝의 커다란 구멍으로
큰 바다가 떨어집니다.
(윤예영·시인, 1977-)
+ 한 게으름뱅이의 독백
어떤 이는 곡식을 심어 추수를 하고
어떤 이는 가축을 길러 고기를 얻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바다에 어망을 드리워 살아가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한평생 내 했던 일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나는 곡식이나 가축 대신 사람을 기르며
고용주가 주는 보수로 생계를 유지했을 뿐
내가 뿌린 씨가 얼마나 자랐는지
내가 기른 인재가 얼마나 영글었는지
내게는 추수의 때가 따로 없어 가늠할 길이 없다
그러나 가늠해 보지 않아도 뻔하다
게으른 농부처럼 땀을 아끼며
술잔이나 들여다보며 지냈거니
내게 기울었던 놈이 혹 있었다면
지금쯤 바람에 날리는 쭉정이가 되어
어느 한데서 빈둥거리고 있으리
허나, 빈둥거리는 나의 사람아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라
명성과 부귀가 그대를 점령하여
번잡과 분망이 그대를 앗아가면
그때 비로소 나를 알리라
게으름이 얼마나 미덕이고
드러나지 않음이 얼마나 평화인가를
(임보·시인, 1940-)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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