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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시 모음> 함민복의 '사과를 먹으며' 외

     날짜 : 2013년 03월 19일 (화) 12:55:14 오후     조회 : 4068      

<사과 시 모음> 함민복의 '사과를 먹으며' 외

+ 사과를 먹으며

사과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
사과꽃에 눈부시던 햇살을 먹는다
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마비를 먹는다
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사과를 가꾼 사람의 땀방울을 먹는다
사과를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
사과나무 집 딸이 바라보던 하늘을 먹는다
사과에 수액을 공급하던 사과나무 가지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세월, 사과나무 나이테를 먹는다
사과의 씨앗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자양분 흙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흙을 붙잡고 있는 지구의 중력을 먹는다
사과나무가 존재할 수 있게 한 우주를 먹는다
흙으로 빚어진 사과를 먹는다
흙에서 멀리 도망쳐보려다
흙으로 돌아가고 마는
사과를 먹는다
사과가 나를 먹는다
(함민복·시인, 1962-)


+ 사과

뉴―톤의 사과
빨간 옷을 벗기고
여름의 육체를 먹었으되
나는 아직도
아담이 되질 못했다
(김광섭·시인, 1905-1977)


+ 사과

붉은 사과 한 개를
아버지 어머니 누나 나 셋이서
껍질 채로 송치까지 다아 나눠 먹었소.
(윤동주·시인, 1917-1945)


+ 사과에 대하여  

오늘 아침
홀랑 껍질을 벗기운 너
보이지 않는 피 철철 흘리는 너

오.
껍질을 벗기우고도 더 달콤한 너

내 피 사이에
눈부신 거미들이 달려오는구나
(강은교·시인, 1945-)


+ 사과는 빨갛게
  
사과는 빨갛게 익으면
떨어진다
그것은 거짓말,
아니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믿고 싶은
참말.
(나태주·시인, 1945-)


+ 사과

사과에 벌레 먹은 자리가 크다
간밤에
배고픈 별들이 한 입 베어먹고 갔다
(정호승·시인, 1950-)


+ 사과의 소망

가을 햇살
쪽쪽 빨아들여
똑똑하게 익은
빨간 색깔로
누군가의 입술을
진종일 푹 적시고 싶다
(반기룡·시인, 1961-)


+ 사과꽃 향기

아침에 길을 가다 아파트 담장 너머
미소처럼 피어있는 사과꽃을 보았어요
내뻗은 나뭇가지가 얼마나 생생하던지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을 보았어요
이쁘게 비어지는 살냄새를 맡은 듯이
능금이 익는 생각에 얼마나 떨리던지
(강세화·시인, 1951-)


+ 못난 사과

못나고 흠집 난 사과만 두세 광주리 담아 놓고
그 사과만큼이나 못난 아낙네는 난전에 앉아 있다
지나가던 못난 지게꾼은 잠시 머뭇거리다
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한 천 원 짜리 한 장 꺼낸다
파는 장사치도 팔리는 사과도 사는 손님도
모두 똑같이 못나서 실은 아무도 못나지 않았다  
(조향미·시인, 1961-)


+ 사과의 울음소리
    
1
사과의 울음소리는
눈 밟는 소리
칼로 베고 물어뜯어도
눈 밟는 소리

2
사과는 시를 닮았다
불그레한 그 애의 얼굴처럼
시를 닮았다
흰 이빨이 파고드는 아픔에도
눈 밟는 소리로 울어서 좋고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씨앗이
까맣게 여물어 좋다
(이생진·시인, 1929-)


+ 사과를 깎으며

톡,톡
머리를 두 번 두드리고 사과를 깎는다
사과는 금새 홀랑 옷을 벗기우곤
어쩔 줄 몰라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다
우박도 이겨내고 목마른 가뭄도 견디며
햇빛으로 살찌운
달콤한 너의 육체
어쩌랴,
내 입은 벌써 군침이 가득하다

다음엔 네가 사람으로 태어나
내 머리를 두드리고
나를 벗기려무나, 사과여
(황상순·시인, 1954-)


+ 버려진 사과

먹다 버린 사과 알갱이가
파리떼한테 새까맣게 덮여 있었네.
윙윙거리는 파리한테
남은 생애의 즐거움을 나누어주고 있는
사과의 모습이 수녀 같았네.
축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
사과의 단내는 사라져 갔네.

버려지고도 사랑 베푸는
사과의 촉촉한 물기,
단내 맡은 파리한테
마지막 살점까지 주고 있는
작고 푸른 사과 한 알의
아름다운 재생이었네.
(김리영·시인, 1959-)


+ 사과 한 알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서너 달이고
사과 한 알을 그려본 적이 있다
그는

그 사과 썩어버려
말라버려
사관지 뭔지 모를 때까지
그것을 그려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 그림들은 끝내
사과가 아니었다
사과 그림이 아니었다

끝내 그 그림들은 쭈그러진 것
아무 쓸모 없는 것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가 살아 있는 세상을 알 만한 힘이 생겼다
그가 그릴 수 없는
어떤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 만한 힘이 생겼다

그는 붓을 탁! 던져버렸다
그가 그린 그림들을 마구 밟아버릴
어둠이 오고 있다

그는 붓을 다시 들어
그 어둠에 대고 마구 그리기 시작했다
이미 사과 한 알은 없으나
사과로부터
사과가 아닌 상태까지의 그림이 있다
(고은·시인, 1933-)


+ 사과 냄새

유년시절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광주리에 사과를 담아 이고
이웃을 돌며 팔았다

밤늦게 돌아온 어머니는
늘 향기로운 사과냄새가 났다
나는 사과 먹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어떤 날 어머니는
"얘야, 오늘은 많이 팔았으니 하나 먹자"며
잘 깎은 사과를 나에게 주었다

얼마나 먹고 싶고
먹이고 싶었던 사과였던가
향기롭던 사과 냄새와 맛을
그날 비로소 맛보았다

옛날 옛날 이야기이다
(이문호·조선족 시인)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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