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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시 모음> 한상남의 '봄비' 외

     날짜 : 2013년 03월 18일 (월) 2:07:01 오후     조회 : 3061      

<봄비 시 모음> 한상남의 '봄비' 외

+ 봄비

소리 없이
겨울의 휘장을 그어 내리는
무수한 면도날

허공에서 올올이 풀리는 비단실은
누구의 맑은 핏줄로 스며드는 것일까?

나도
오늘은 조용히 흘러
순결한 이의 뜨락에
온전히 수혈되고 싶다
(한상남·시인, 1953-)


+ 봄비  

봄비는
왕벚나무 가지에 자꾸 입을 갖다 댄다
왕벚나무 가지 속에 숨은
꽃망울을 빨아내려고
(안도현·시인, 1961-)


+ 봄비

낮게 낮게
고개를 낮추고 허리를 낮추고
생각을 낮추어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메마르고 푸석거리는 마음밭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은혜
(이섬·여류 시인, 대전 거주)


+ 봄비

하늘나라 고관대작의
밀실서랍에서 슬쩍해온

수입산 발모촉진제를
사람 몰래
뿌리는
봄

경칩 녘 대머리 오름
화색 벌써
푸르다.
(고정국·시조 시인, 1947-)


+ 봄비

꽃 피는 철에
실없이 내리는 봄비라고 탓하지 마라.
한 송이 뜨거운 불꽃을 터뜨린 용광로는
다음을 위하여 이제
차갑게 식혀야 할 시간,
불에 달궈진 연철도
물 속에 담금질해야 비로소
강해지지 않던가.
온종일
차가운 봄비에 함빡 젖는
뜨락의
장미 한 그루.
(오세영·시인, 1942-)


+ 봄비

겨우내
햇볕 한 모금 들지 않던
뒤꼍 추녀 밑 마늘 광 위으로
봄비는 나리어
얼굴에
까만 먼지 쓰고
눈감고 누워 세월 모르고 살아 온
저 잔설을 일깨운다
잔설은
투덜거리며 일어나
때묻은 이불 개켜 옆구리에 끼더니
슬쩍 어디론가 사라진다
잔설이 떠나고 없는
추녀 밑 깨진 기왓장 틈으로
종일 빗물이 스민다
(이동순·시인, 1950-)


+ 연금술

봄이 빗속에 노란 데이지꽃 들어올리듯
나도 내 마음 들어 건배합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

빗물을 방울방울 물들이는
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 테니까요
생기 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
바꾸는 법을
(사라 티즈데일·미국 시인, 1884-1933)


+ 봄비

너를 능가할 연애 선수 아마 없지 싶다
경직된 여인의 몸을 안심시키듯
요란하게도 아니고 강하게도 아니고
낮은 목소리로 불러내는 맑은 환희
굳은 마음 푸는 일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
속속들이 놓치지 않는 달달한 애무로
얼어붙어 쌩한 고집마저 녹이는 솜씨 좀 보라지

네가 일으켜 세우는 저, 저 상큼한 연애세포들
너 다녀간 곳곳마다 새 생명 파릇하다
(정소진·시인)
  

+ 봄비
  
참혹하게 쓰러졌던 나뭇잎 위에
색색이 천을 놓아
하나씩 하나씩
궁핍의 겨울을 꿰매는 손

내 손이 약손이다
내 손이 약손이다
만유의 어깨 위에 내려
빈혈의 혈관을 채워 주고
서릿발 같던 하늘
비단 안개로 닦아 내어

천지에는
자근자근 땅 밟으며 일어서는
병후의 시력.

내 손이 약손이다
내 손이 약손이다

천년을 다시 살아나서
죽은 혼 불러내어
일으켜 세워 주는
어머니의
어머니의
다시 보는
약손.
(강계순·시인, 1937-)


+ 봄비  

투신하여 내 몸을 꽂고 나면
어느 만큼 지나
그 자리, 구멍마다
제 이름 달고 투항하는 풀잎
그렇게 온갖 것들이 일어서고 난 후
드디어 그 눈짓 속에 파묻히는
나무

3월 지나며
어디선가 잦은 꿈들이 뒤척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 꿈속에서
많은 이름들이 가방을 열고 나온다
(김영준·시인, 1938-)


+ 봄비

어제는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고운 봄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막 돋아나는 풀잎 끝에 가 닿는 빗방울들,
풀잎들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가만가만
파랗게 자라고
나는 당신의 살결같이 고운 빗줄기 곁을
조용조용 지나다녔습니다
이 세상에 맺힌 것들이 다 풀어지고
이 세상에 메마른 것들이 다 젖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내 마음이 환한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정말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당신이 하얀 맨발로
하루종일 지구 위를
가만가만 돌아다니고
내 마음에도 하루종일 풀잎들이 소리도 없이 자랐답니다. 정말이지

어제는
옥색 실같이 가는 봄비가 하루 종일 가만가만 내린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김용택·시인, 1948-)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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