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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시 모음> 김상미의 '돌멩이' 외

     날짜 : 2013년 03월 04일 (월) 10:52:43 오전     조회 : 2624      

<돌 시 모음> 김상미의 '돌멩이' 외

+ 돌멩이

나는 돌멩이
눈도 코도 입도 귀도 없는 돌멩이
누군가 지나가다 발로 차올리면
쨍그랑! 유리창이 깨지고
깨깨깽! 개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푸드득! 한쪽 끝에서 새가 날아오르는
그 짧은 순간, 작렬하는 빛처럼 내 존재가 드러나지만
여전히 나는 슬픈 돌멩이
한낮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더없이 달아올랐다가
한밤에는 캄캄한 어둠에 잡혀 더없이 외롭고 캄캄한
언제나 혼자 놀고 혼자 꿈꾸는
아무도 몰래 神이 지구 위에 눈 똥
(김상미·시인, 1957-)


+ 돌

사람들은
젖은 손으로
굳은 대지를 긁고

나무들은
여린 가지로
빈 하늘을 흔든다.

그러나
돌은
그 숨은 영혼으로
모든 허무를 품어

가장
무겁고 긴
시(詩)를 쓴다.
(임보·시인, 1940-)


+ 숨은 돌이 말한다

나는 내 안에서 솟는 불길
잠재울 줄을 안다
내 안에서 뻗쳐오르는
돌개바람 같은 욕망
참아낼 줄도 안다
마을이여 당산나무여
나를 좀 어떻게든 밀어올려다오
이 견디기 어려운
함묵緘默의 고빗길마다
응어리 하나씩을 뱉어 내놓았으니
그것들은 빛나고 빛나는 흰 이마
내 그리움의 다른 얼굴일 뿐
(이성부·시인, 1942-2012)


+ 무늬석에 묻다

돌 하나 건져들면 물내 난다

물의 멀고 긴 유적,

억만 소리의 냄새의 지질의 빛의 유전자가 보인다

백만 년 전 강물의 자모음 들린다

물 속의 돌이 궁구하던 해와 해 사이 밤과 밤 사이를 내다보며
새의 문양을 천 년에 한 뜸씩 중얼중얼 새겼으리라

전생의 전생으로부터 받아 온 별의 노래다 단순침전 형상으로
치부하지 말라. 새를 가슴에 품은 자만이 아는 일.

강믈 깊은 늑골 밑을 울린 소리들이 쟁이고 쌓여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또 겨울.
겨울강의 체온이 체취가 묻고 씻기고 새겨져
모천으로 회귀한 저 물비늘 묻힌 돌

생 비린내 난다

잿빛 물돌 속에 갇힌 붉은 새 한 마리,

너, 뉘 가슴에서 왔니?
(김추인·시인, 1947-)


+ 바다에게·3 - 몽돌

바닷가에서 주워 온
몽돌 하나,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릴 때마다
쏴아- 파도 소리 들리고
눈앞에 바닷물이 출렁인다.

바다가 된 작은 돌멩이-
사랑이란 것,
심신이 닳도록 그대와 부대끼기도 하며
물새 떼 줄지어 떠나고 난 뒤로도
기-인 날 파도가 오가는
시린 해안선을 지켜보며 때론,
눈물 자국 하얗게 말라가는 짠 의미를 맛본 후에야
세월의 깊이로 완연해져 가는 것이라고.

끼룩 끼룩 쏴아-

몽돌 해변이
내 둥근 그리움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허영미·시인, 1965-)


+ 돌을 줍는 마음

돌밭에서 돌을 줍는다
여주 신륵사 건너편
남한강 강변에서
돌을 줍는다
마음에 들면, 줍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줍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돌이 많아
두 손 가득
돌을 움켜쥐고 서 있으면
아직 줍지 않은 돌이 마음에 들고
마음에 드는 돌을 줍기 위해
이미 마음에 든 돌을 다시 내려놓는다
줍고, 버리고
줍고, 버리고
또다시 줍고, 버린다
어느덧, 두 손에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빈손이다
빈손에도 잡히지 않을
어지러움이다
해는 지는데
돌을 줍는 마음은 사라지고
나도 없고, 돌도 없다
(윤희상·시인, 1961-)


+ 돌멩이의 곁을 지나왔네

아침을 걷다가
돌멩이 하나의 곁을 지나쳤네
산비둘기 알만하게 참 둥근 돌이었네
저 돌은 왜 이곳에까지 굴러왔나?
그 돌에게는
바다 냄새가 나는 사월이었고
내 곁에선 꽃들이 함부로 피어났네

한참을 더 가다가
매우 둥근 돌 자꾸만 보고 싶어졌네
너무 멀리 지나쳐 왔을까
뒤돌아보던 내 발이
이별을 알아버렸네
어느새 하루가 또 저물었네  
(심재휘·시인, 1963-)


+ 꿈꾸는 돌

비에 젖어 꽃피는 돌밭
주름 깊은, 청록빛 돌 하나
힘있는 근육 슬며시 풀며
자욱한 물안개로 푸른 산자락 지운다
눈감으면 돌의 숨결 너머 나직이
물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바람과 우레, 그 위에 설핏 둥지를 튼다

비 그치고, 눈부신 햇살
다시 내려와 앉자
돌은 돌아누워 서서히 잠들며
꿈꾸기 시작한다
하늘이 그의 잠을 다시 깨울 때까지
깊은 주름 속에 고이는 부질없는 꿈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야위어가며
(이구락·시인, 1951-)


+ 강원도의 돌|

나는 수석(水石)을 전연 모르지만
참 이쁘더군,
강원도의 돌.
골짜기마다 안개 같은 물냄새
매일을 그 물소리로 귀를 닦는
강원도의 그 돌들,
참, 이쁘더군.

세상의 멀고 가까움이 무슨 상관이리.
물 속에 누워서 한 백년,
하늘이나 보면서 구름이나 배우고
돌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더군.

참, 이쁘더군.
말끔한 고국(故國)의 고운 이마,
십일월에 떠난 강원도의 돌.
(마종기·시인, 1939-)    


+ 길가에 버려진 돌

길가에 버려진 돌
잊혀진 돌
비가 오면 풀보다 먼저 젖는 돌
서리가 내리면 강물보다 먼저 어는 돌

바람 부는 날에는 풀도 일어서 외치지만
나는 길가에 버려진 돌
조용히 눈 감고 입 다문 돌

가끔 나그네의 발부리에 차여
노여움과 아픔을 주는 돌
걸림돌

그러나 어느 날 나는 보았네
먼 곳에서 온 길손이 지나다 걸음을 멈추고
여기 귓돌이 있다 하셨네
마음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집을 지을
귀한 귓돌이 여기 있다 하셨네

그 길손이 지나고 난 뒤부터
나는 일어섰네
눈을 부릅뜨고
입 열고 일어선 돌이 되었네

아침해가 뜰 때
제일 먼저 반짝이는
돌
일어서 외치는 돌이 되었네
(이어령·평론가, 1934-)


+ 머나먼 돌멩이  

흘러가는 뭉게구름이라도 한 번 베어보겠다는 듯이 깎아지른 절벽 꼭대기에서
수수억 년 벼르고 벼르던 예각의
날선 돌멩이 하나가 한순간, 새카만 계곡아래 흐르는 물 속으로 투신하는 걸 보았네

여기서부터 다시 멀고 험하다네

거센 물살에 떠밀려 치고 받히며 만신창이로 구르고 구르다가
읍내 개울 옆 순댓국밥집 마당에서
다리 부러진 평상 한 귀퉁이를 다소곳이 떠받들고 앉아 있는 닳고닳은 몽돌까지
(이덕규·시인, 1961-)


+ 原石  

사람들은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과 어두움 같은 것들을 자신의 쓰레기라 생각한다 버려야 할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줍는 거지 사랑하는 거지 몇 해 전 집을 옮길 때만 해도 그들의 짐짝이 제일 많았다 그대로 아주 조심스레 소중스레 데리고 와선 제자리에 앉혔다 와서 보시면 안다 해묵어 세월 흐르면 반짝이는 별이 되는 보석이 되는 原石들이 바로 그들임을 어이하여 모르실까 나는 그것을 믿고 있다 기다리고 있다 나는 슬픔 富者 외로움 富者 아픔의 어두움의 富者 살림이 넉넉하다
(정진규·시인, 1939-)
* 거지: 걸인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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