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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는 시 모음> 이성선의 '티벳에서' 외

     날짜 : 2013년 02월 25일 (월) 2:00:58 오후     조회 : 2902      

<마음을 비우는 시 모음> 이성선의 '티벳에서' 외

+ 티벳에서
  
사람들은 히말라야를 꿈꾼다
설산
갠지스강의 발원

저 높은 곳을 바라보고
생의 끝 봉우리로 오른다

그러나
산 위에는 아무 것도 없다

생에 끝에는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

많은 짐을 지고 이 고생이다
(이성선·시인, 1941-2001)


+ 파꽃  

파가 자라는 이유는
오직 속을 비우기 위해서다
파가 커갈수록
하얀 파꽃 둥글수록
파는 제 속을 잘 비워낸 것이다
        
꼿꼿하게 홀로 선 파는
속이 없다
(이문재·시인, 1959-)


+ 스님 재산

장작더미에
기대어 놓은
지게와
작대기 하나
그리고
녹다 만 눈 조금
(임길택·시인, 1952-1997)


+ 가만히 돌아가기

자연을 거스르면
몸이 운다
몸이 울면
마음도 아프다

아플 땐 멈추고
자연으로 돌아가기
거스르고 무리한 것들
내려놓고 비우기

힘들고 아플 땐
기본으로 돌아가기
새 힘이 차오르도록
그저 비워두고 기다리기
(박노해·시인, 1958-)


+ 아름다운 회항

멀리 순항하던 비행기가
갑자기 비상착륙을 하려면
항공유를 모두 버리고 무게를 줄여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안전한 착륙을 위하여
정상항로에서 벗어나서
비싼 항공유를 모두 바다에 버리고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사람도 그럴 때가 있다
갑자기 자신을 비우고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있다
(공광규·시인, 1960-)


+ 버리기

가끔 버스에 나를 두고 내린다
우산 모자 심지어 핸드폰까지
버스보다는 한밤 택시 뒷좌석이 더 썰렁하다
언젠가는 나도 이승에서 하차를 할 것이다
얼마 안 남은 종점이 눈에 자주 밟힌다
막버스가 끊기기 전에 서서히 채비를 하라고 한다
우산 모자 대신에 내 시도 버리고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승에서 너무 많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같은 헛소리들도 거두어 갈 일이다
잠시 쉬어가는 산마루 팔부능선 그늘 아래서
오늘은 내가 나를 버리는 이별아리랑을 불러본다
(이광석·시인, 1935-)


+ 깡통

너무 많이 망가졌구나
찌그러지고 뭉개지고 뒤틀려 너무
멀리 나앉아 지쳐있구나
누군가 구둣발로 냅다 질러대었구나.

어둔 골목 한 곁에 처박혀 있는 너를 보고
한심한 놈 비웃음을 흘리지만
너는 네 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게워내느라
찬 바닥에 엎어져 울고 있구나.

은박(銀箔)의 영혼이여, 한 세월 썩지 않고
살아 있다는 건 속이 텅 비어 있다는 것
네 안에 남아 있는 푸른 공기로
내가 살아 있구나.
(나종영·시인, 전남 광주 출생)


+ 텅 빈 나

나는 참 수많은 강을
건넜습니다
강을 건널 때마다 거기엔
이별이 있었고
이별을 가질 때마다 나는 하나씩
내 소중한 것을 내주었습니다
헤엄쳐 건너면서
옷을 벗어주었습니다
뗏목으로 건너면서
보석들을 주었습니다
배로 건너면서
마지막 남은 동전조차 주어버렸습니다

나는 참 수많은 산들을
넘었습니다
산을 넘을 때마다 거기엔
이별이 있었고
이별을 가질 때마다 나는 하나씩
내 소중한 것들을 건네주었습니다
벼랑에 매달리면서 슬픔을 주었습니다
비탈에 오르면서 기쁨을 주었습니다
고개를 넘으면서는 마침내
당신에 대한 그리움까지도
주어버렸습니다

나는 참 수많은 산과 강을
넘고 건너왔기에
내겐 이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고 더불어
당신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
나는 텅 비어 있으므로
지금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나는 이제 아무 것도 아닌 나를
당신께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텅 빈 나를 더 반기실 줄
아는 까닭에....
(오세영·시인, 1942-)


+ 지는 꽃

세상의 모든 꽃들은
피고 진다

꽃들이 아름다운 이유다.

영원히 피어 있는 꽃이라면
그 모습 어떨까

꼴불견이겠지.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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