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여태까지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감동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 . 이 책
은 빠르고 격동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물 한잔 마시라면서 휴식
을 권고하며, 뒤를 한 번 돌아보라는 충고인 듯 하다. 천국의 열쇠. 제목부터
감동으로 다가온 이 책은 나에게 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최상의 모든 것
을 얻게 해 주었다.
감수성이 강하고 완고하리만큼 정직한 성격의 소유자 치셤. 그는 카톨릭
신학교의 획일화된 제도나 포옹력에 대항하여, 주위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간신히 졸업한다. 치셤은 깨어있는 사람이었다. 당시의 사랑으로서 놀랄 만
큼 개방적이고 활달하다. 하지만 늘 분주하지 않고 차분하였으며 자기 자신
을 제어할 수 있는 의지와 참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주위로부터 냉
대와 시기심을 견뎌내어아먄 했다.
졸업 후 성당에 부임하지만 반항적인 성격으로 인해 중국의 톈진에서도
100마일이나 떨어진 저장성파이탄에 선교사로 파견된다. 하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의 마음가짐에 감동하였고 그를 따르게
되었다.
가슴 속 깊은 곳에 자신만의 커다란 계획, 의지, 그리고 불굴의 정신을 숨
기고 있는 치셤 신부의 전도사업은 어렵고 힘들기만 하다. 흑사병의 유행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과 가뭄 등에 대처하는 그의 강인
한 인내력은 피폐해진 삶에 지쳐있던 나에게 신선하고 충격적인 활력소가
되었고,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안타깝게도 그의 고통과 고난은 줄곧 계속되어, 정말 노력 끝에 정성으로
쌓아올린 성당이 홍수로 인해 일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
에서는 무너져버린 성당을 재건해주려고 하지 않아다. 그것은 치셤 신부가
담당한 지역의 개종률이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강했다. 그는
견뎌내었다. 인간으로서의 최악의 순간, 감정을……. 그러한 강인함을 보았기
에,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다. 독일인 수녀가 오빠로부터 성당 재건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그도 나와 같은 인간의 존재이기에 '신은
진정 존재하는가?'라고 고뇌하고 갈등하는 절규의 외침을 필사적으로 이겨내
야했다.
그는 일행들과 함께 산적에게 붙잡혀갔다가 간신히 도망쳐 나와 불구의
몸이 되었으나 그에게 내려진 것은 은퇴하라는 명령이었다.
끝없는 인내와 청빈과 용기로 버텨온 그의 격렬한 인생은, 그리고 그의 지
고한 사랑은 오직 신만이 알고 있을 뿐, 교회라는 인간의 조직속에서는 모두
무시된다.
하지만 신은 그러한 치셤에게 천국의 열쇠를 쥐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