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올해로 스물일곱살이 되는 내게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정답'이라는 것을 찾을 수 없는 그야말로 '그것이 알고싶다' 라는 프로그램에 의뢰를 하고플 정도로
알쏭달쏭한 사건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첫 사건이 일어난 것은 중학교 삼학년때였다.
고등학교때가 아닐까 하고 조금 헷갈리긴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생각해보면 역시 그때가 확실한것 같다.
선풍기 앞에 바짝 달라붙어 더위를 쫓고 있는 여름방학 중의 어느 오후.
우체부의 땀이 살짝 스며든 엽서하나가 도착했다.
예쁜 그림이 그려있는 그 엽서의 앞면엔
'B시 S동'이란 앞 주소만 적혀있을 뿐
자세한 집 번지, 즉 숫자는 더위에 녹아버렸는지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혹시라도 엽서 뒤에 써있진 않을까 하고 뒤를 보았지만 그림만 나를 반길뿐이다.
깨알같이 적혀진 내용 속에 '은자야' 라고 써있는 내 이름을 못보았다면
아마도 당시 유행했던 행운의 편지로 착각하고 버렸거나 푸대접받다가 버려졌을 터.
용케도 우체국에서 버려지지 않고 주인을 찾아 온 엽서는 그렇게 날 당혹시켰다.
어째 반가움보다 섬뜩함이 먼저 드는 엽서라 난 궁금증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아무리 내가 편지를 많이 주고 받았다 하더라도 이게 가능한 것인가?'
'가능하다쳐도, B시 S동에 '은자'란 이름이 어찌 나 하나뿐이란 말인가? 어느동네를 가도 꼭 있는 이름이것만!'
이렇게 난 궁금증을 늘리고 있었고 엽서를 보낸 친구에게 확인을 해보았다.
내용이나 친구 이름을 생각해보면 굳이 확인 안해봐도 인정해야하것만
어쩐지 우체부가 아닌 친구가 직접 배달을 한것 같은 느낌이 들어 꼭 확인을 하고팠던게다.
역시 친구가 주소를 깜빡하고 적지 않았나보라며, 자신의 건망증에 대해 한참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렇게 다짐을 받고도 여전히 엽서는 날 궁금케했다.
결국 엽서를 들고 우체국을 찾아가자! 라고 생각을 해보았지만,
직접 찾아가기엔 조금 멀다- 라는 현실이 떠올랐고
또 가서 물어본다고 해서 내가 인정할만한 대답을 듣지 못할것 같아 그냥
'어차피 받았으니 된거지-' 하고 잊어가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그토록 날 궁금하게 만들었던 그 문제의 엽서는 사라지고 말았지만
여전히 난 그것이 궁금하다.
대체 정확한 번지도 없이,
어떻게 '은자' 라는 내 이름 두 글자만 갖고 날 찾아온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