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노오랗게 우중충찬 무늬살안으로
휘젖는 벽의 저편
조을음도 현실도 아닌
어느 기억의 화살이 휘어진 채로
인당을 뚫고
백회를 뚫고
옥침을 뚫고
무거운 파도소리가 심장을 강타하자
나는 무너져 버렸다
언제이던가
무지개너머의 세상이 있다하길래
몇개의 산을
몇날의 낮과 밤을 거듭하다가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따스한 음식과 편안한 옷속으로 숨어든 지금들
내가 나를 잃어버리고
가장 가깝다 여긴 유혹의 물결에 휩쓸려
그들에게 표류한 채
미소를 짓는 저 벽속의 얼굴들
푸른 촛불안에 비추어진 마음은
상념의 바람에 흔들리고
비어진 눈안엔
힘겨운 과거의 모래알들이 굴러다닐 때
커다란 천둥소리
창문을 두들기는 빗소리에
고요한 고독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스스로를 감당할 수조차 없도록...
언제부터인가
쓰러진 육체안에 기생하여
겨우 가쁜 숨을 몰아쉬며 초조한 영혼
오늘
나는 그를 일으켜
단향의 연기로 그를 씻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