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2
건물들이 대부분 철거가 된 재개발지역 에 있는 강철 상사. 찬석은 컨테이너 건물에 낡은 간판 이 걸려 있는 것이 전부인 용역업체에서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 를 하는 아르바이트생이다. 아버지가 앓고 계시던 병 의 악화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지면서 시작하게된 아르바이트였다. 돈이 없어 갈 곳 없는 입주민들을 강제로 몰아내는, 생각보다 쉬운 역할이라 친구로부터 제안이 왔을 때 냉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일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인상 험악하게 짓고 협박하면 될 줄 알았으나 입주민들의 저항은 갈수록 더해만 갔다.
"강찬석, 마- 똑바로 안할래?"
"죄송합니다"
"돈은 꼬박꼬박 달라 하면서 일 처리 계속 그따위로 해라"
"…"
무실적에 돈만 축내는 찬석이 사장의 눈에 곱게 보일 리 만무했다. 찬석이 말없이 바닥만 바라보고있자 그는 찬석의 머리를 두꺼운 책 으로 내리치는 것으로 모자라 개패듯 패기 시작했다. 맞으면서도 사장의 오른손에 들려있는 월급봉투 를 눈으로 쫓으며 히죽 거리자, 분개한 사장은 한켠에 있던 쇠 파이프 까지 동원하기에 이르렀고 때마침 들어온 동료로 인하여 그 의 행동은 제지 되었다.
"내 없었으면 닌 지금 반송장 되었을끼다"
"지랄하네"
기어코 찬석이 사장에게서 두달치 밀린 월급을 받아내자 질린낯빛으로 그 를 바라보던 동료는 같이 한탕뛰러 갈것을 제안 했으나 무시하고 돌아서는 찬석의 발걸음은 유난히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