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천국에서 잘 계신가요.
할머니를 제일 좋아했던 막내손자 지민이에요.
어머니가 저를 임신한 날 할머니께서 태몽을 꾸셨다고 어렸을 때 말해주신적 기억하시는지요. 구렁이 한마리가 할머니 품 속으로 들어와 고이 자고 있는 꿈 말이에요.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 할머니 품 속에서 자면 정말 포근하고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 때를 그릴 수 밖에 없어 그 때 마다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나고 할머니가 매우 보고 싶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용인으로 이사오기 전에 부모님이 용인에서 3,4달 동안 자리 잡으실 동안 우리 형제를 할머니께 맡겼던 적이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엄마가 매일 보고 싶어 매일 울던 저를 할머니께서 매일 안아주시고 다독이고 해주셨던게 어느새 제가 고등학생이 되어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형이랑 저랑 할머니 집에서 사고도 많이 치고 할머니 속도 많이 썩였는데 용인으로 이사오면서 설, 추석이나 특별한 집안 경조사에만 할머니를 뵈러 가서 그만큼 할머니께 받은 사랑 다 갚지 못했어요. 그래서인지 자라면서 나중에 크면 할머니한테 효도도 많이 하고 하시고 싶은 것 모두 이뤄드리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일찍 할머니를 부른 것이 지금도 가슴이 아프고 매우 슬픕니다.
할머니! 200원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형이랑 제가 할머니 집에서 살 때 한참 어린 나이에 군것질을 너무 좋아해 할머니에게 매일 조른것 생각나시는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할머니 살림이 매우 부족한 형편이라서 아주 철없게만 느껴졌는데 당시 할머니는 힘든 살림 속에서 형이랑 저에게 매일 아침상 위에 200원씩 올려 주셨었지요. 아마 그게 제 인생 처음 받는 용돈이란 것이었을거에요. 당시 200원은 고작 약과 1개 먹으면 없어질 돈이었지만 지금 받는 용돈 몇천원보다 훨씬 값지고 기억에 남는 할머니만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버스타고 거스름으로 나오는 200원을 보면서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요.
어렸을 땐 이렇게 저를 많이 아껴주신 할머니께서 돌아가실 때 옆에서 지키지 못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할머니께서 중환자실로 옮기신 그 날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어요. 한참 시험기간이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우리 가게 이웃가게 사장님이 저를 찾아오셔서 매우 놀랬었어요. 급히 집에 가보니 아버지는 바로 첫 차를 타시고 목포로 가셨고 어머니는 우시면서 짐을 싸고 계셨어요. 저는 그때 할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목포로 가는 다음 차를 타고 옆에서 계속 우시는 어머니를 위로하면서 목포역에 내렸었어요. 그 때 어머니가 누구랑 통화하시더니 오열을 터뜨리시는 거에요. 알고보니 그 때 전주에서 대학교 다니던 형이 급하게 아버지가 계신 중환자실로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께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신 것이지요.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 자리에 저도 있었을 수 있었을텐데... 그 후 장례식을 준비하는 곳으로 도착할 때 아버지와 고모를 보고 처음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신게 실감이 나자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온 것이에요. 그리고 이틀 밤낮을 새며 장례식 준비를 하고 장례식을 치루고 입관식을 할 때 저는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보던 가족들과 친척들 모두 울고 있을 때 할머니가 관으로 들어가실 때 저는 할머니께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에 할머니를 차마 볼 수 가없었어요. 할머니의 임종도 못 지킨 자책감이 너무 컸었기 때문에... 그 후 용인에서 교회 목사님과 식구분들이 오셔서 저는 먼저 용인으로 올라가서 발인식에 참석 못해 할머니께 죄송스러운 마음과 슬픔만 남아 어느새 한 달이란 세월이 흘렀어요. 저희 가족 모두 지금은 일상생활로 돌아왔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할머니가 많이 그리울거에요. 무엇보다 제가 그러하니까요.
할머니! 많이 보고 싶어요.. '지민아' 하시던 목소리도 듣고 싶고 꼭 안겨 어리광도 부리고 싶은데 지금은 그럴 수 없는게 너무 슬퍼요... 하지만 언제나 제 옆에 할머니가 계신다는 것을 아니까 언젠가 저도 할머니가 계신곳으로 갈 때까지 할머니가 자랑스러워 할 손자의 멋진 삶을 지켜봐주세요. 그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할머니 사랑해요, 그리고 천국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할머니를 무척 그리는 손자 박지민 올림